최대 주주 지위 상실, 변석재 대표 선임

장태수 비츠로시스 회장이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장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회장이 지분을 모두 정리함에 따라 아버지인 장순명 명예회장이 비츠로시스를 설립한 지 30년 만에 장 씨 일가가 최대 주주 자리를 내놓게 됐다. 다만 장 회장은 이번 지분매각에도 불구하고 회장직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변석재 비츠로시스 대표는 9일 기자와 통화에서 “장 회장이 사재를 털어 관계사의 채무를 상환하게 됐는데 지분을 모두 팔았다고 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최대 주주는 구성되지 않았고, 나 또한 보유지분은 없다”며 “신임 대표로서 창업가의 정신을 이어받아 회사가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지난 7일 비츠로시스의 새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1965년생으로 현대전자 연구원 출신으로, SIIC 임원을 지낸 후 지난해 10월 비츠로시스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화 제고와 책임 경영강화를 위한 대표이사 선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비츠로시스 최대주주인 장 회장은 8일 보유주식 588만2662주를 전부 장내 매도했다. 전체 주식의 12.1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주식매각은 장 회장이 에스브이토르유한회사(이하 에스브이토르)와 체결한 담보제공 계약을 실행하는 차원이다. 장 회장의 주식은 담보주식처분권보유에 따라 에스브이토르로 넘어갔고, 이 회사는 1월 3일과 4일, 7일 총 3회에 걸쳐 588만2662주를 모두 처분했다.

이는 비츠로시스의 관계사인 비츠로씨앤씨의 부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난 7일 장 회장은 비츠로씨앤씨의 신용 공여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에스브이토르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담보설정 금액은 149억9999만5000원이다. 담보권설정계약 체결일은 지난해 10월 17일이다.

최대주주인 장 회장이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비츠로시스의 경영권 행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장 회장의 우호지분은 특수관계자인 장순상 비츠로테크 회장이 보유한 20만8158주로, 전체 주식의 0.43%에 해당한다.

업계에선 비츠로시스뿐만 아니라 최근 비츠로씨앤씨, 비츠로애드컴 등 관계사의 재무구조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장 회장이 지분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비츠로시스는 최근 2년 사이 부채가 급격히 늘면서 신용 위기에 빠졌다.

3월 말 결산 법인 비츠로시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5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영업이익률은 -7.27%를 기록했다. 경영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2017년 3월 말 기준 80.30%에서 지난해 9월 말 233.85%로 급증했다. 동종 산업의 부채비율인 98%(2017년 말 기준)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부정당제재 처분까지 받아 향후 8개월간 관급공사 입찰참가마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관계사인 비츠로씨앤씨의 재무구조 악화가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변압기 제조사인 비츠로씨앤씨 부채비율은 2017년 3월 기준 200.68%에서 249.18%로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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