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생산 원료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생산
안전 OK…태풍·지진에도 걱정 NO

동해 가스전 시설 개요
동해 가스전 시설 개요

“한국석유공사 입사 면접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이라고 말하면 탈락입니다. 사실 대한민국도 산유국이니까요. 동해 가스전에서 기름이 나옵니다.”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동해 가스전은 천연가스와 함께 ‘콘덴세이트(condensate)’로 불리는 초경질유를 생산한다. 사전적 의미로 ‘응축액’ ‘응축물’ 등으로 번역되는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액상 탄화수소다. 콘덴세이트를 정제할 시 일반 원유보다 나프타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바로 이 콘덴세이트 덕분에 한국도 비산유국에서 벗어나 산유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동해 가스전의 높이는 약 50m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면 망망대해 안에 있는 작은 시설물이지만 실제로는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가스전 또한 ‘빙산의 일각’이다. 해수면 아래 150m의 구조물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동해 가스전은 200m의 거대한 건물을 바다 밑바닥에 박은 셈이다.

동해-1 가스전과 동해-2 가스전에서 가스와 콘덴세이트를 뽑아 올린다. 섞여서 나온 두 자원은 우선 물을 제거한 뒤 분리된다. 분리된 가스와 콘덴세이트에서 수분을 없앤 뒤 가압기에서 합쳐 넣어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지로 보낸다.

육지에 도착한 가스와 콘덴세이트는 다시 분리된다. 가스는 수분을 제거한 뒤 LPG 및 부취제(附臭劑·냄새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물질)를 첨가한다. 콘덴세이트는 가스 성분을 제거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이 두 자원은 각 가정 및 공장으로 공급된다.

가스전의 최대 걱정거리는 안전이다. 하지만 일단 ‘스펙’은 합격이다. 초당 50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당 17m의 바람을 ‘태풍’이라고 부르는 점을 감안하면 태풍의 약 3배의 바람에도 버티는 셈이다.

지진 걱정도 일단 안심이다. 리히터 규모 6.5를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자동선박식별시스템(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으로 가스정에 근접하는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 332t과 799t의 경계 및 보급선으로 주변을 상시 경계한다.

27인용 구명보트(Life Boat) 2정, 16인용 구명뗏목(Life Raft) 3정이 비치돼 있어 유사시 탈출을 돕는다.

훈련도 상시적이다. 매주 비상소집 훈련을 실시한다. 1년에 12회는 비상 탈출을 훈련한다. 화재진화(6회/년), 방재훈련 (2회/년), 입수자 구조(4회/년), 응급구호(3회/년) 훈련도 준비돼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유국 지위에 올린 동해 가스전도 어느덧 은퇴를 맞이할 운명이다. 내년에 그 역할이 끝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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