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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안전, 기본을 지키자(4·끝)전문가대담, 국내 산재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은?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 위해 “법・제도 실효성 높이고 인식 변화해야”

최명선 “솜방망이 처벌 문제…산안법 전부개정안 통과돼야”
전승태 “소규모사업장 맞춤 정책 부재…안전의식 제고 필요”
최윤식 “안전보건 종합적 고려돼야 실효성 담보…법정책 이해·수용도 높여야”
안병준 “중대재해 집중해 효과 높이고 책임·노력 등 의식 개선도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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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형 산업재해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제발전 정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안전관리 수준은 우리나라가 ‘안전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정부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서는 노동자의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안전성 제고와 같은 가치가 산업계의 당면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산재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서 안전관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민·관·산 분야 전문가 4인에게 길을 물었다. (편집자 주)


“솜방망이 처벌 문제…산안법 전부개정안 통과돼야” / 최명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실장

한국에서 산업재해가 다발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법 제도의 허점과 솜방망이 처벌이다. 하청, 특수고용, 소규모 사업장에 산재가 집중되고 있으나, 법 제도는 원청 책임이 미약하다. 또 법 위반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평균 벌금은 500만원 미만인 현실이라, 기업은 보상 문제만 처리할 뿐 재발방지를 위한 투자, 법 준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무엇보다 사고조사 과정에서부터 구조적원인 분석과 대책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사고조사와 감독에서 원청의 법 위반에 대한 감독이 시도되고, 대우건설과 포스코 건설의 중대재해 관련 사고발생 현장뿐 아니라 전 현장 기획 감독이 진행됐다. 개별 현장의 문제가 아닌 원 하청관계, 본사차원의 안전관리 체계 점검과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즉각 통과될 필요가 있다. 외주화 금지 및 원청책임강화, 산재사망 기업처벌강화, 화학물질 독성정보와 기업의 영업비밀 제한, 특수고용. 배달노동자, 프랜차이즈 노동자에 대한 안전 강화 등 산업안전 패러다임의 전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사업장 맞춤 정책 부재…안전의식 제고 필요” /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팀장

소규모사업장의 재해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한된 감독인력 및 예산, 사업장의 안전투자 여력 부족 등을 고려할 경우 소규모사업장에 적합한 맞춤형 산재예방정책 모델이 개발되지 못한 게 산재가 줄지 않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현재 2022년까지 사고 사망재해를 절반 줄이겠다는 목표하에 산안법 전부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산안법의 보호대상을 확대하고 발주자 책임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대책도 담겼으나, 대부분은 산재발생에 대한 모든 부담과 책임을 사업주에게 떠넘기는 과도한 규제내용만 포함하고 있다. 오히려 산안법에 대한 기업의 규범력만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간 정부의 정책이 명령·통제형 사전규제 방식, 사업주 처벌강화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안전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사업장 관리정책을 마련하고, 기업주도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장 감독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사업장 내 산재예방의 주체는 사업주와 근로자인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가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안전보건 종합적 고려돼야 실효성 담보…법정책 이해·수용도 높여야” / 최윤식 한국전기공사협회 재해예방기술원 안전기술팀 과장

최근 잇따른 대형 산재가 발생하면서 재해예방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은 양산되고 있지만 전시성 또는 여론무마·호도용 대책이 다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책 수립의 의도 외에도 계획수립의 역량, 집행능력, 사후관리 등이 수반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 이유다.

사업장의 안전보건은 각 부문의 안전 사항이 종합적으로 관리돼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각 분야의 안전보건 담당자가 구심점 없이 기술적 안전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통합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산안법과 관련한 정책의 실효성, 법규와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 산재예방행정의 위상도 제고돼야 한다. 산안법 위반사건은 고도로 전문적인 지식·경험을 필요로 하는 만큼 감독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에 걸맞은 인프라도 확충돼야 한다.

정부의 처벌 일변도의 법정책과 실행력이 부재한 엄벌주의 접근은 산업안전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전문적인 사항을 체계적으로 지도·홍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기업의 법정책에 대한 이해도·수용도를 끌어올리는 게 앞으로 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중대재해 집중해 효과 높여야…책임·노력 등 의식 개선도 이뤄야” / 안병준 안전보건공단 중대사고위험관리본부장

산업현장에 산재한 위험요소들은 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양적으로 확대되고,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 위험 자체가 대형화·복합화·집적화·고도화됨에 따라 산재나 직업병에 걸리게 될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얘기다.

최근 다수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산업재해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정책을 추진한 배경이다. 인력, 재원 등의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망과 같은 중대재해에 집중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문제는 정부, 사업주, 노동자 어느 한 축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안전한 일터를 제공해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책임의식과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사업주에게는 안전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 또 노동자는 안전은 권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등 안전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작성 : 2018년 12월 06일(목) 14:52
게시 : 2018년 12월 07일(금) 08:48


김광국 기자 kimgg@electimes.com        김광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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