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의 반란 ‘클래시페이크’

① “진짜 vs 가짜” “명품 vs 짝퉁”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대부분은 전자를 택하시겠죠.

② ‘가짜’의 이미지도 이렇지 않을까요?

“좀 어설프고 부족한 느낌?” “의도가 불순해보여요” “가치가 떨어지죠”

③ 가짜는 주로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오히려 ‘진짜’를 더 빛나게 해주는 비교 대상으로 쓰이기도 하죠.

그러나 이런 천덕꾸러기였던 가짜들이 최근 달라졌습니다.

바로 ‘클래시페이크’때문인데요.

④ 클래시페이크는 classy(세련된, 고급의)와 fake(가짜)의 합성어로, 진짜를 압도할 만큼 멋진 가짜 상품이나 그런 상품을 소비하는 추세를 뜻합니다.

⑤ 모피로 의류나 잡화를 만드는 것이 동물학대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일어나면서 인조가죽, 인조모피가 주목받는 것이 대표적인데요. 동물을 보호하겠다는 가치와 높은 퀄리티로, 모피 제품보다 오히려 비싸게 팔리기도 합니다.

⑥ 올해 구찌가 ‘Fur Free’를 선언했습니다.

“이 시대에 모피를 사용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강조한 구찌는 모피제품 생산과 소비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⑦ 뒤를 이어 아르마니, 베르사체, 버버리 등 유명 브랜드들도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4대 패션쇼로 꼽히는 런던패션위크는 지난 9월부터 동물 모피로 만든 옷을 퇴출했습니다.

⑧ 진짜보다 더 가치 있는 가짜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달라진 인식을 ‘진짜’가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에, 가짜는 가치를 품고 다시 태어난 것이죠.

⑨ 단순히 복제품 취급을 받던 가짜의 반란. 그 유쾌한 반란의 미래가 더 기대됩니다.

<기획:권의진 기자 ejin@ 디자인:서묘영 기자 my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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