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찌레본·응이손 사업, 印尼·베트남 정부發 강제 삭감조치 우려”

수출입은행 전경
수출입은행 전경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국수출입은행이 인도네시아·베트남 석탄화력 사업에 대해 수조 원대 금융제공약정을 체결한 가운데 이들 국가의 해당 사업이 향후 경제적·재무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31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는 최근 ‘인도네시아·베트남 석탄발전소의 경제적·재무적 위험성’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8년을 전후해 이들 국가에서 재생에너지가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저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8년부터 기존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 것보다 신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더 저렴해진다. 베트남에서는 2027년부터 신규 태양광발전소가, 2028년부터 육상풍력발전소가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보다 가격이 낮아진다.

기후솔루션은 이 같은 전망이 수출입은행에 우려스러운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석탄화력사업(1000㎽)에 대해 약 6000억 원(5억2000만 달러)을, 2018년 4월 베트남 응이손 2차 석탄화력사업(1200㎽)에 대해 1조1000억 원(9억3000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하는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사업은 지난해 대출약정이 체결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사업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그해 전체 대출금 가운데 0.2%가 집행된 것 이외에는 대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찌레본 2호기 사업참여자인 한국중부발전이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후속 사업인 찌레본 3호기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임을 밝혀 찌레본 석탄화력사업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는 우려다.

기후솔루션 김주진 대표는 “태양광발전이 아직 비쌌던 2010년 무렵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선진국은 고가의 태양광 요금을 감당하지 못해 태양광발전의 판매가격을 삭감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석탄화력들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의 비싼 가격이 이들 정부에 부담이 될 때 찌레본 2호기 및 응이손 2차 사업은 유사한 삭감조치를 당할 수 있다”며 “이미 볼모자산(Captive Asset)이 된 수출입은행 투자 발전소들이 아무리 좋은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그 계약 내용을 그대로 이행 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본 트래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파리협정상(上) 온실가스 목표에 부합되도록 석탄을 퇴출시킨다고 할 때 해당 석탄발전소 평균 수명은 16년이다. 석탄화력 자산 중 약 395조 원(347억 달러)에 해당하는 자산은 좌초자산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도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되도록 석탄을 퇴출시킨다고 가정하면 석탄화력발전소의 평균 수명은 13년이다. 석탄화력 자산 중 약 133조 원(117억 달러)은 좌초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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