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수요관리사업자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곤 한다.

초기에는 부정적인 면에서 이야기 됐다. 특별히 하는 것 없이 공장이나 건물과 계약한 것만 가지고 전력거래소에 등록해서 돈을 받으니 말이다. 계약한 내용도 유형의 물건을 만들어 공급한다는 것도 아니고 필요할 때 일정량의 전기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동강을 팔아넘긴 봉이 김선달보다 한수 위 같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력시장에서 정식 사업자로 인정받은 경우를 전제로 말하겠다. 사업자는 공장과 건물이 연중 언제나 줄이겠다고 담보할 수 있는 량을 분석하고 결정하도록 도와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 전력계측기를 통해 패턴을 수집하고 검증해야 한다. 한국전력의 계측기 이외에 별도의 데이터수집장치가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하며 수많은 수용가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계측하고 모니터링하고 저장·관리해야 하는 중앙관리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각 공장과 건물간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력거래소에 등록된 자원이 실시간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빅데이터나 AI의 개념접근이 필요하다.

사업자 입장에서 리스크 분산과 헷징(Hedging) 전략을 가져야 한다. 이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사업자가 손도 안대고 코를 푸는 측면의 봉이 김선달일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한편으로 스마트한 사업을 하는 봉이 김선달이라고는 말하고 싶다.

일상적인 레드오션에서 반복적인 경쟁을 하는 사업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신지식인의 사업이며 다양한 경우의 수를 최적화하고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지식사업이다. 정보와 기술집약적인 블루오션을 선도하는 사업이라는 면에서 봉이 김선달, 아니 그를 뛰어넘는 4차 산업혁명, 미래에너지 전환시대의 떳떳한 봉이 김선달이 아닐까 싶다.

<출처- 물구나무 선 발전소>

저자: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출판사: 인포더북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