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턴불 호주 총리가 20일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법의 도입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의원들의 반발을 피하고 자신의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턴불 총리는 하원에서 과반보다 단 1석 더 많은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현재 보수 연정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법안을 도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양당의 지지가 없는 상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위한 목표를 담은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25% 감축한다는 목표에 찬성하지만 이에 대한 지지가 충분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호주보존재단은 턴불 총리가 자신의 이익을 지역사회의 안전과 자연의 회복력보다 우선했다고 규탄했다. 켈리 오샤내시 ACF 최고 경영자는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계획이 없으며, 어떤 주나 영토도 이제 COAG 에너지 협회의 NEG(National Energy Guarantee)에 가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국민당 평의원들은 “턴불 총리의 결정이 전기 요금을 낮추고 석탄 화력 발전소가 전력 믹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턴불 총리는 당초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배출량을 26~28% 줄이기 위한 NEG 정책의 일환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이달 중순 해당 정책은 연립 정당 회의실에서 승인되면서 산업계와 전문가, 소비자 단체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턴불 총리는 국가 에너지 보장 계획을 공격해 온 토니 애벗 전 총리가 이끄는 단체의 거센 압력에 시달리자 정책을 포기했다. 토니 애벗 전 총리를 비롯해 다수의 후발 주자들이 해당 에너지 정책에 반발하는 동시에 리더십에도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토니 애벗 전 총리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보다 전기요금을 인하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벗 전 총리는 앞서 지난 2009년에도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놓고 턴불 총리와 이견을 보이면서 그를 자유당 대표직으로부터 끌어내린 적 있다. 턴불 총리는 이후 2015년 자유당 지지도가 하락하자 애벗 총리를 사퇴시키고 총리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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