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잠시 더위를 잊기 위해 마시는 맥주가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맥주 위생관리' 관련서 출간을 준비 중인 외식전문가 이일안(62)씨가 2014~2018년 5년 간 생맥주 성수기인 5~8월 경기 부천의 맥줏집에서 맥주 배송온도를 측정한 데이터가 근거다.

이씨에 따르면, 지난달 11~31일 폭염 속에서 생맥주는 평균 42.8도에 운송됐다. 36.8도를 기록한 7월24일 낮 1시30분께 맥주 수송차량에 실려 맥줏집에 도착한 생맥주통 외부 온도를 측정하니 51도에 달했다.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한 7월31일 배송된 병맥주 외부 온도는 54도까지 치솟았다.

이씨는 "맥줏집에 배송되는 생맥주와 병맥주 외부 온도가 이렇게 높은데 슈퍼로 배송되는 페트병 맥주 온도는 어떨지 걱정스럽다"면서 "효모가 살아있어 인기 높은 크래프트 비어(수제 맥주)는 이런 온도가 지속되면 저온 살균 효과가 나타나 일반 맥주와 똑같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맥주병이나 생맥주통이 노출된 상태로 고온 속에서 일반 차량으로 배송하는 것은 맥주 운송법상 저촉 사유는 아니나 고온에 의해 변질한, 신선하지 못한 맥주를 소비자가 마시는 셈인만큼 맥주회사에서 냉장 운송이나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 맛있고 신선한 맥주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주 업체들은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국산 맥주업체 관계자는 "맥주 유통 구조상 맥주 제조사나 수입사는 도매상에 판매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후 유통단계는 도매상이 책임지게 돼 본사로서는 어떻게 배송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생맥주통은 생각하는 것만큼 허술하지 않아 변질할 염려가 없다. 병맥주도 마찬가지다. 화물선에 실려 이번 폭염보다 훨씬 좋지 않은 적도 부근을 통과해 국내로 수입된 맥주에 대해 여태껏 관련 클레임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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