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광물시장, 철도·도로·전력 등 인프라 투자비용 회수와 일자리 창출 효과
북한, 4차산업시대 필수 광물 마그네사이트와 희토류는 세계 2위 매장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 청와대)

정부와 민간, 공기업 등의 확실한 분업화와 전략적인 정부지원을 통해 7000조원에 달하는 북한 광물자원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신소재 강국을 위한 희소금속·희토류 개발과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광물자원의 경제성 분석 세미나’에서 수천조 원의 잠재적 가치가 있는 북한 광물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북한자원연구소는 6600조원, 현대경제연구원은 6984조원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들은 북한에 석탄과 철광석,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희토류 2000만톤과 우라늄 400만톤 등도 북한 땅에 묻혀 있다.

최 소장은 이런 북한 광물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기업의 북한시장 진출을 위한 창구와 세제 지원 등 투자환경 조성 ▲공기업은 광물자원탐사사업과 자금지원 ▲민간기업은 북한광물시장 선점과 자금확보 ▲연구기관은 북한과의 기술교류 등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철저한 분업화만이 북한 광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광물자원사업에 대한 정부주도의 진출계획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공기업 등은 광산 운영능력과 판매능력 부문에서 경쟁력이 없는 까닭에, 민간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남한과 북한이 같은 말을 쓰고 한민족이라고 해서 광산운영권을 남한에 주리라고 믿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이 세계 10위권의 광물자원부국인 북한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 광물시장진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낙관적인 인식을 순진하다고 꼬집은 것이다.

학계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대북투자 총액이 7억5998만 달러 정도로, 광업부문에만 4억6404만 달러가 투자돼 전체의 6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경공업과 서비스 부문의 투자는 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은 “북한 광물시장은 민족자원의 관점에서 외국자본의 무분별한 선점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지하자원산업은 남한과 북한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北 세계 10위의 자원부국…마그네사이트와 희토류는 세계 2위 매장량 추정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을 60억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매장량이다.

특히 북한의 룡양광산과 노천광산은 단일 광산으로는 세계 최대의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그네사이트는 건전지, 비료, 고무, 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광물이다.

또 관련 연구기관들은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을 2000만~4800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치가 맞다면 희토류 매장량도 중국과 세계 1위를 다투는 규모다.

희토류는 LED·LCD·스마트폰 등 IT산업제품과 카메라·컴퓨터 등 전자제품, 전기자동차와 풍력발전기 등에 두루 쓰이는 광물이다.

지난 2010년 9월, 중국과 일본의 해상 영유권 분쟁에서 일본이 중국선원을 구금하자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꺼냈고, 결국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원을 곧바로 석방한 전례가 있을 정도로 희토류는 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으로 꼽힌다.

이밖에 관련 연구기관들은 ▲금 2000톤 ▲은 5000톤 ▲철 50억톤 ▲무연탄 45억톤 ▲갈탄 160억톤 ▲망간 30만톤 등으로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 매장량을 추정하고 있다.

◆ 광물자원사업으로 일자리 창출효과와 200조원 인프라 투자비용 회수가능

업계는 남북경협에 따른 인프라 투자소요가 ▲철도 119조원 ▲도로 72조원 ▲전력 10조원 등 모두 20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북한 광물자원 사업을 추진한다면 철도와 도로, 전력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 201조원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하자원 수출액의 일부 또는 개발권 획득으로 인프라 투자비용을 상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또 광물자원사업으로 남한 1만8550명을 포함해 남북을 합쳐 연간 9만131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계산했다.

그는 또 “74개 광산을 대상으로 전력 등 인프라 여건 구비를 전제한다면 석탄과 철광석, 금 등 11개 광종에 대한 우리나라의 현 자급률을 2.8%에서 남북을 합쳐 40.3%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업계는 북한 자원사업으로 2조~3조원 규모의 플랜트와 장비 수주효과가 파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택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단장은 “IoT·AI·3D프린팅·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되는 산업은 모두 희소금속 확보가 관건”이라며 “광물자원은 국가존망이 걸린 전략산업으로, 남과 북이 함께하는 기술협력센터를 설립해 10조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북한지역 지하자원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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