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남북교통인프라 연결 위한 간담회’ 개최
정부·국회·유관기관 등 사업 현황과 과제 공유

‘남북교통인프라 사업 유관 기관장 한 자리에’ 19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교통인프라 연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왼쪽부터),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남북교통인프라 사업 유관 기관장 한 자리에’ 19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교통인프라 연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왼쪽부터),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잇따라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회담 이후 남북 간 교통인프라 연결과 확충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발적으로 주장이 쏟아졌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정부는 물론 국회, 관련 기관들까지 논의에 합세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물을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 통합과 상생포럼(대표의원 조정식)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송영길) 주최로 19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교통인프라 연결을 위한 간담회’는 남북교통 사업에 대한 최근의 관심을 짐작하게 하는 자리가 됐다.

이른 오전 시간대 열린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간담회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비롯해 윤관석·홍영표·원혜영·이훈·진선미 등 의원 1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오영식 코레일 사장,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김광수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등 남북교통 사업의 시행 주체인 유관 기관의 수장들도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 “남북교통인프라 연결 밑 작업 서둘러야” 한목소리=간담회에 참석한 각 분야 전문가들은 남북교통인프라 연결이 남북경협 재개의 마중물 사업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남북관계가 완화국면에 접어든 현시점이 남북교통인프라 연결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적기라는 데 공감을 표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북한 교통 인프라의 개발과 남북한 연결이 핵심”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정치 환경의 변화로 남북이 공존하며 공영할 수 있는 협력의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은 “남북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교통인프라 구축”이라며 “남북교류협력이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도로와 철도 등 교통인프라가 있다”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한반도에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가져올 ‘땅의 길’, ‘철의 길’과 관련한 풍성한 논의의 장이 펼쳐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현재 당에서 추진 중인 남북관계특별위원회(남북특위) 구성에 대한 계획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적어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와 가스관 정도는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남북특위는 입법권은 물론이고 여러 부처가 얽힌 예산 문제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한 유관 기관의 수장들도 남북교통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한편,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업체계를 구성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현시점은 남북철도 사업을 추진할 최적기”라며 “정부의 계획 이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남북 간 공동조사 등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관련 사업을 차분히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강릉~제진 구간 동해선 연결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신청해 둔 상황”이라며 “이밖에 경원선 등 노선도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은 “최근의 회담을 계기로 사업을 추진할 여건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며 “여건이 조성될 시 ‘팀 코리아’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정부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교통인프라 연결, 어떤 과제 남았나=이번 간담회에서는 남북교통인프라 사업의 현황과 다양한 과제들이 공유됐다.

먼저 남북철도사업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기반한 철도망 연계가 거론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동해선축의 환동해경제권, 경의선축의 환황해경제권, 접경지역 미싱 링크(Missing Link) 축의 접경지역 평화벨트 구축으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제한된 우리 경제의 영토를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 및 동북아, 유라시아로 확장하는 구상인 만큼 지금부터 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상을 실체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단계별 로드맵에 따른 사업 준비와 남북·대륙철도 추진 과제 이행을 제시했다.

나 원장에 따르면 현재 남한은 전체 로드맵상 1단계인 남북철도 연결을 앞두고 있다. 남북철도 최소개보수를 통해 물류사업을 시행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2단계와 3단계 사업으로는 북한철도 개보수,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이 꼽힌다. 일차적인 철도망 연계가 이뤄지면 개량개념으로 북한철도를 현대화하고, 이후 신선을 구축해 철도망을 현대화함으로써 유라시아랜드브리지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남북·대륙철도 추진을 위한 과제들도 소개됐다. 대표적인 과제들은 ▲한반도·동북아 KTX 건설사업 기획 및 추진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추진 ▲개성공단 재개 시 북측 근로자 통근열차 운행 및 화물운송 재개 ▲북한철도차량 노후화에 따른 남한유휴화차 무상지원과 남북 간 화물열차 추진 등이다.

나 원장은 “한반도 통합철도망 구축은 ‘닫힌 영토, 폐쇄적 영토’에서 ‘열린 영토’ 개념으로 한반도 국토 공간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며 “남북 철도망 연계는 기존의 남북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고 유라시아 협력시대를 여는 의미가 있는 만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철도와 함께 주요 교통인프라로 꼽히는 도로망 연결에 대한 의견도 개진됐다.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도로망 현황을 소개하는 한편,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을 소개했다.

이 부원장은 “도로망의 경우 500km 이내에선 타 교통망보다도 더 좋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며 “철도와 함께 북한 도로망 연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도로망 연계를 위한 우선 사업으로는 ▲한반도 간선도로망 건설 ▲남북 접경지역 단절 도로 연계 ▲한반도-동북아 국제도로네트워크 구축 ▲아시안하이웨이 건설 등을 언급했다.

이 부원장은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경제성장 초기단계에 도로정비를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남북 간의 연계만 고려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