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에서 전기차 충전기·MG로 변신
이순형 대표 “북한 전력문제는 마이크로그리드로 해결”

(주)SG가 생산한 전기자동차용 급속충전기를 설명하는 이순형 대표
(주)SG가 생산한 전기자동차용 급속충전기를 설명하는 이순형 대표

지난 1986년 설립된 SG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기업계의 설계, 감리분야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는 신재생에너지분야에 주력해왔으며, 4~5년 전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전남 나주혁신산단에 입주해 있는 SG의 이순형 대표는 남북관계가 잘 풀려 나간다면 도로, 항만,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전기분야의 대북 진출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남북 사이에 평화가 정착되고 경제협력이 활성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경협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는 전력문제가 될 것입니다. 북한의 전력문제를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마이크로그리드(MG)라고 확신합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말한다. 즉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융·복합된 안정적인 전력체계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그리드는 구축기간과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기에 경제성을 확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에너지 자립섬과 같은 도서지역과 대학 캠퍼스, 산업단지 등에 구축되고 있는데 북한 형편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엔지니어링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의 하나로 에너지분야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SG는 기술이나 엔지니어링을 경시하는 우리나라 풍토로 인한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일만 배우고 다른 직장으로 옮겨간 인력이 수백명에 이를 정도로 자신들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외국 엔지니어링회사의 경우 평생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고, 30년 전 자료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개선돼야 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우리 사회 전체가 설계나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대해 각성하는 것”이라며 “기능만 축적돼 있을 뿐 기술이나 노하우는 전혀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G는 현재 마이크로그리드와 함께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충전기의 경우 환경청이나 한전이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납품받는 바람에 애로사항이 많다. 싼 가격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기술이나 디자인이 발전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기자동차에 충전된 전기를 쓰고 남는 전기를 파는 것도 가능한 ‘V2G’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전력산업의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SG는 광주와 전남이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인 에너지밸리를 활성화시키는데 앞장서는 한편 마이크로그리드와 전기자동차 충전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서기 위해 전 임직원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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