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지자체 신설역 들어서면서 노선 ‘갈지자(之)’ 그려
표정속도 저하 시 경쟁성 하락·수요 부족 등 악효과 우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확정·고시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의 노선도.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확정·고시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의 노선도.

최근 기본계획을 확정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사업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수 지자체를 통과하면서 신설된 역사들이 많아 표정속도 저하가 우려되는 탓이다. 개통 이후의 운영 성과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인덕원~동탄 간 37.1km 노선에는 신설역 17개소를 포함한 정거장 18개가 들어선다. 사업비는 총 2조7190억원으로, 이 중 지자체 부담분 3165억원은 역사가 신설되는 안양·수원·용인·화성시가 분담하게 된다.

이번 계획은 다수 지자체의 요구가 반영되면서 형평성을 우선순위에 놓고 수립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망 확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증했던 인근 지자체들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형평성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한 탓에 향후 광역철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업은 앞서 지난 2014년 이뤄졌던 인덕원~수원 복선전철(현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사업보다 노선 길이와 정거장 수가 소폭 확대됐다. 당시 노선은 인덕원~의왕~월드컵경기장~법원사거리~영통~동탄1신도시~동탄~서동탄 구간 33.3km, 14개 역사로 계획됐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서는 4개 역사가 추가됐고, 총연장은 3.8km 길어졌다.

특히 더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노선 변경이 이뤄지면서 전체 노선이 ‘갈지자(之)’를 그리게 됐다는 점이다. 형평성만큼이나 속도가 중요한 광역철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려가 제기되는 지점이다.

통상적으로 광역철도는 열차가 운행하는 구간거리를 소요시간으로 나눈 표정속도가 50km/h는 나와야만 경쟁성이 있다고 본다. 도시철도 연계 시에는 40km/h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 담긴 노선만 놓고 보면 이 속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광역철도의 경우 표정속도가 떨어질 경우 버스 등 타 교통수단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는 수요 부족에 빠질 위험성도 있다.

이와 관련 최기주 아주대 교수는 “교통사업에서 형평성도 중요한 요소지만, 광역철도는 속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초기 계획을 잘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버스와 철도가 경쟁 구도에 있는 국내 교통 거버넌스에서는 속도가 떨어지는 광역철도는 이용객들의 환영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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