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겨울.

마당 씨는 텃밭이 딸린 조용한 집에 둥지를 튼다.

집은 춥고 가끔 쥐가 출몰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가 곁에 있어 정답고, 겨울밤 어묵탕 한 그릇에도 행복하다.

눈이 녹고 봄기운이 퍼지자 마당 곳곳 얼굴을 내미는 봄나물.

만화를 그리며 살아가는 마당 씨에게 매일매일 그림 같은 날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깊은 병에 시달리는 부모님의 존재가 늘 불안한 공기를 몰고 오고,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 마당 씨 또한 지쳐간다.

그런 어느 날, 병실에 힘없이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며 마당 씨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하나가 지금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해 수여하는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받은 만화 ‘마당 씨의 식탁’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공개됐다.

‘마당 씨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인 ‘마당 씨의 식탁’은 작가인 홍연식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담아 자연스러움은 물론 가족의 문제를 음식을 통해 접근, 행복하지만 아픈 가족의 양면성을 위트있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연극으로 재탄생한 ‘마당 씨의 식탁’은 자극적이고 강한 기존의 연극과 달리 호흡과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연극 한 편을 보고나면 가족들과 따뜻한 밥 한 끼 하고 싶게 만드는 감성 연극을 표방한다.

연극 ‘마당 씨의 식탁’은 동명 만화 그대로 경기도 파주 어느 한적하고 조용한 마당 씨 집을 배경으로 마당 씨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가족들에게 좋은 것만 먹이겠다며 몇 해 전 귀농해 텃밭을 가꾸며 아내, 6개월 된 아이와 조용히 살아가는 자신의 가족, 그리고 지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세상 불평가득인 무심한 아버지, 그리고 남동생 마루가 그의 가족이다.

서툰 시골살이보다 그가 더 힘든 건 어머니의 삶을 바라보는 것.

아픈 와중에도 어머니는 김치를 담그고 자신이 좋아하는 계란찜을 만들며, 아버지를 위해 만두국을 끓이는 ‘엄마표 식탁’을 매번 차린다.

원작에서 고양이로 묘사되는, 소박하고 평범한 만화가인 주인공 마당 씨 역에는 대학로 연기파 배우 김순택, 서승원이 더블 캐스팅 됐다. 엘리자벳, 레베카 등에서 호연을 보여준 김순택과 타이타닉, 은밀하게 위대하게,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매력을 발산한 서승원은 도시생활에 찌들어 시골살이에 나선 마당 씨를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연기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마당 씨의 어머니 역에는 리어왕의 배우 정혜지, 아버지 역에는 미스터 레이듸의 배우 이주형, 아내 역에는 조선연애술사의 배우 이지원, 동생 마루 역에는 쉬어 매드니스의 황성현이 합류해 한 가족을 연기한다.

늘 공연계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문화창작소 상상마루의 세번째 야심작, 연극 마당 씨의 식탁은 지난 13일 예매페이지를 오픈하고 관객들에게 첫 공개 됐으며 오는 4월 13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그 첫 식탁을 차려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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