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內 최고치…상승세 당분간 지속 전망

구리가격이 t당 7200달러를 돌파, 최근 4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구릿값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리가격이 매출,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전선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구리가격(LME)은 지난해 12월 28일 t당 7216달러를 기록, 지난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잠시 주춤했던 구릿값은 지난 1월 4일 7202.5달러로 다시 한번 7200달러 선을 넘어섰으며, 이후 7100달러 선을 넘나들며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4310.5달러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던 구리가격은 연말부터 반등해 지난해 1년간 5000달러와 6000달러, 7000달러 선을 연속적으로 돌파,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선물은 연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구리의 공급 부족이 지속돼 2018년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래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세계 최대 동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다의 파업과 기록적 폭우,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 광산 파업, 프리포트 맥모런사와 정부 갈등 등 구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페루 증산이 공급차질 우려를 일부 상쇄했으나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지속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과 일대일로 등 인프라 투자 확대, 미국의 세제 개편안 기대 등이 올해 구리 수요를 지지할 전망이다”며 “장기적으로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른 구리선 수요 증가 기대도 일부 선반영돼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도 올해 구리가격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공급부족이 서서히 축소되면서 상승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EIU 및 국제구리연구그룹(ICSG) 자료를 인용해 “구리가격은 공급부족 지속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중국 정부의 금융규제에 따른 담보활용 제한, 서비스 중심 성장모델 전환, 가계부채 위험에 따른 긴축정책 여파로 구리 수요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그래스버그 등의 광산 파업에도 불구하고 라틴아메리카 투자에 따른 신규광산 개발,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가동 중단 광산 재개 등으로 가격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구리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전선업계의 매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리가 원가의 60%를 넘게 차지하는 전선업계는 산업 구조상 ‘동값=매출’이란 등식을 만들 정도로 구릿값 변동이 매출, 영업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LS전선과 대한전선, 일진전기, 가온전선, 대원전선, 넥상스코리아 등 주요 전선업체들의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전선업계 한 관계자는 “구릿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조선·해양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하면 전선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 구리시세 변동성이 커진 점 등 다양한 리스크가 있어 실제 전선업체 이익 상승을 견인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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