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가정용 ESS 설치비 보조, 80억 규모 예산 편성

내년부터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정용 ESS는 설치비가 비싸고,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한 탓에 국내에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부터 가정용 ESS 설치비 중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내용의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ESS에 지원책을 집중해 온 정부가 가정용 ESS 시장에도 눈을 돌린 것이다. 그동안 가정용 ESS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는데 정부 역시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소형 ESS를 가정에 설치하면 전력이 모자랄 때 ESS를 사용해 전기운용 효율을 높이고 전기요금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용량이 작은 가정용 ESS의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탓에 국내에선 시장성이 없다. 산업부에 따르면 내년에는 가정용 ESS의 설치비 중 30~50%를 지원하고, 이를 위해 약 8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다. 예산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신규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를 거두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가정용 ESS는 정부 계획대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 달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다. 앞으로 소규모 태양광 발전을 늘려야 하는데 가정용 ESS를 활용하면 낮에 태양광을 발전한 전기를 밤에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선 가정용 ES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테슬라는 가정용 ESS ‘파워월2’를 태양광 발전과 연계해 사용하거나 피크 전력을 절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워월2는 13.5kWh 용량으로 태양광 발전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은 시간대별 전기요금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ESS를 활용했을 때 얻는 수익도 크다.

일본에선 2011년 대지진 이후 2015년까지 가정용 ESS 설치비의 30~50%를 지원했다. 현재는 요금지원제도를 운영한다. 지난해 호주에선 지난해 4분기 가정용 ESS 시장 규모가 전 분기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을 기점으로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ESS의 가격이 떨어질수록 상업용·가정용 ESS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인 LG전자, 삼성SDI, LS산전 등도 이미 가정용 ESS를 출시했고,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가정용 ESS 시장이 열리면 이들 기업도 앞다퉈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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