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하철, 내 손으로 키운 자식 같아
체계적인 교육으로 팔방미인 키워내야”

“33년 철도 인생에서 20년 가량을 인천교통공사와 함께 했네요. 최초 설립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기 관련 사업 전반에 참여해왔죠. 마치 갓난아이를 장정으로 키워낸 기분이랄까요. 이젠 성인이 된 공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20년. 아이가 성인이 되기 충분한 이 긴 시간을 인천 지역의 철도 운영을 위해 헌신해온 이가 있다. 서동조 인천교통공사 전기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본래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전기처 소속으로 철도계에 첫발을 내딛은 그는, 1998년 인천교통공사가 설립되며 인천 1호선 신설을 위해 공사로 넘어왔다. 일종의 개국공신인 셈. 하지만 당시 지하철 노선이 전무했던 지역에서 진행됐던 사업이라 어려움도 많았다.

“신규 채용된 인력을 물론, 지자체 공무원들도 현장 시설물에 대한 지식,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철도가 특수 분야이다 보니 전기 관련 학과를 나오더라도 생경한 내용이 대부분이 이거든요. 그때부터 지식과 경험을 효율적으로 전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건설·공사 등 각 분야에 대한 자체 매뉴얼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인천 지하철에 특화된 교육이 절실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공사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하는 것. 그 첫걸음이 교육이라 본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지난해 2호선이 개통한 뒤로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1·2호선은 준공시기, 사용된 장비 등이 달라 서로 다른 두 구간의 유지보수 방식을 숙지할 필요가 있었다.

“정기적으로 ‘교차 교육’을 실시해 직원들이 두 노선의 차이와 특성을 스스로 익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체 제작한 교재, 매뉴얼이 있긴 하지만 이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교육 중에는 멘토-멘티 방식으로 도제식 교육도 병행합니다. 기초적인 지식부터,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까지 체계적으로 배우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철도 전기 분야의 과제가 ‘전문성 확보’라고 말하는 그의 시선은 어느덧 교육 시스템 전반을 향하고 있었다. ‘안전’이라는 가치를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실제로 행동에 옮길 전문적인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평소에 철도 전기인은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고 자주 얘기합니다. 유지보수, 시설개량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자기 분야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교육체계를 볼 때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앞으로 우리 공사 철도인들이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게 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게 제 손으로 키워낸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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