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성급한 탈원전·탈석탄은 국론 분열과 국민 불안만 가중”
백운규 산업부 장관, “요금인상·전력수급 불안 요인 거의 없어”

12일 열린 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요금인상과 전력수급 불안 논란과 신고리 5·6호기 문제가 가장 큰 논쟁거리였다.

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에너지전환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성급한 탈 원전·탈 석탄 정책 때문에 국론이 분열되고,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수급 불안이 야기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자유한국당)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비용 및 요금인상’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에서 탈 원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2015∼2035년 전력생산비용이 무려 232조원이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연평균 20%(11조원)의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과 정유섭 의원도 “에너지정책은 100년 대계인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원전이 꼭 필요하고, 국내 원전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었는데 10년 만에 문재인 정부에서 왜 원전을 포기하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국형 원전은 미국과 EU에서도 안전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배숙 의원(국민의당) 역시 “탈 원전·탈 석탄 정책 방향은 분명 맞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추진하면 전력수급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특히 신규 건설 물량이 백지화되고 수명이 다한 원전과 석탄이 폐지될 경우 2030년까지 22GW 이상 설비용량이 줄어드는데 태양광과 풍력이 이를 과연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정책은 일관되는 게 중요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경주지진 등으로 시대적 상황이 많이 달라져 예전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수는 없다”며 “다수호기와 인구밀집도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의 원전 비중은 줄여나가되 국내 원전 기술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만큼 원전 수출에 대해서는 정부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또 요금 인상 우려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근거로 산출했는데 8차 계획을 기준으로 할 경우 다를 수 있고, 현재 전력수요와 공급 추세를 감안하면 최소 2022년까지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거의 없다”며 “앞으로 신재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다 원자력과 석탄의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그 이후에도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많은 야당 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법적 근거와 산업부의 공정하지 못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윤한홍 의원은 “만일 법적근거도 없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건설 중단을 결정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은 물론,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산업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에너지전환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운규 장관은 “산업부는 탈 원전을 기조로 한 에너지전환이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는 점에서 홍보를 하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는 철저히 중립을 지키려 하고 있다”며 “공론화위원회는 총리의 훈령으로 적법하게 출범한 만큼 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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