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比 절반 이하로 뚝…업체 난립에 출혈경쟁 심화

한전 전력량계 낙찰가가 업체들의 난립 속에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G타입 전력량계 연간단가는 3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출혈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을 끝으로 1660억원(추정가격)에 이르는 한전 전자식 전력량계 입찰이 마무리됐다. 200만대(1040억원) 물량이 쏟아진 Ea(Advanced-E)타입은 제 1·2전력량계사업협동조합이 5만원 초반대(부가세 별도)를 써내 낙찰을 받았다. 지난해 낙찰가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G타입(일반경쟁)은 3상(100A)과 단상(100A) 각각 29개, 24개 기업이 참가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다.

3상의 경우 9.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원테크놀러지(4만원, 5000대), 옴니시스템(4만1500원, 16만대), 위지트에너지(4만2500원, 23만5000대) 등 단 3곳만이 물량을 가져갔다.

단상은 한산에이엠에스테크(3만4900원, 8만8560대)와 에스지이엠(3만7200원, 5만9040대)이 따냈다.

특히 G타입 전력량계 낙찰가는 해마다 떨어지면서 업체간 심화된 가격경쟁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해 4만원 초반에 형성된 3상 낙찰가는 지난해 4만8500원(이에스지), 5만2900원(피에스텍) 등 4만원 후반~5만원 초반에 결정된 낙찰가보다 최대 24% 하락했다.

3년전 첫 입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낙찰가 감소폭은 더욱 크다. 2014년 G타입 전력량계 낙찰가는 12만원대에 형성됐다. 3년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단상 낙찰가도 지난해 4만3115원(엠스엠), 4만3900원(디엠파워)보다 최대 21% 감소했다. 2014년 낙찰가(7만원대)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이 같은 낙찰가 하락은 입찰 참가업체 수 증가와 관련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15곳에 불과했던 전력량계 제조사는 2015년·2016년 25곳으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는 29개로 더 늘었다. 이 중 순수 전력량계 제조사는 손에 꼽힌다. 업체들의 난립으로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입찰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늘어나면 가격경쟁은 필연적인 결과”라며 “신규업체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력량계 시장이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난해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투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량계가 안정된 먹거리 시장으로 알고 너도나도 들어온다면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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