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등 다양한 설계 포트폴리오 강점
‘사람 중심’ 디자인으로 조명 가치 높이기 ‘Go Go’

“아름다움, 화려함, 고급스러움 등 조명 디자인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결국 중심은 ‘사람’입니다. 조명이 설치된 공간과 시간 모두 사람이 살아가는 삶을 윤택하기 위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하죠. 사람 중심 디자인으로 조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최근 서울 덕수궁 돌담길을 둘러보면 고즈넉하면서도 은은한 조명이 비춰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돌담길의 평화로운 공간에 조명의 밝고 어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역사를 몸소 느낄 수 있다.

덕수궁 돌담길 조명 디자인은 루미노(대표 하선덕·사진)가 최근 설치한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루미노가 내세우고 있는 사람 중심 가치를 명확히 나타내주는 심벌(Symbol)이기도 하다.

루미노는 덕수궁 돌담길의 조명 디자인을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이 한 공간에 담길 수 있도록 시공간을 넘는 빛의 향연으로 연출해 냈다.

“덕수궁 돌담길은 크게 3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먼저 서울시의회에서 대한문에 이르는 섹션은 ‘현재’로 볼 수 있죠. 이곳은 세종대로와 시청의 신청사를 마주하고 있고, 시청 광장의 다양한 문화 활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문화와 가치들이 발생하는 공간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죠. 이를 강조하기 위해 개방성과 공유성, 연계성에 가치를 맞춰 디자인했습니다. 대한문에서 시청 별관에 이르는 돌담길은 ‘미래’를 의미합니다. 이곳은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간판 조명이 안 보이는 곳이기도 하죠. 그만큼 사색과 고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면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정거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마지막 ‘과거’ 부분은 돌담길 조명의 핵심입니다. 1922년 일제는 덕수궁을 파괴하려는 의도로 돌담길을 개설했습니다. 저희는 이 공간을 빛으로 치유해낼 수 있도록 ‘연결’의 의미를 담았죠. 시와 협의 중에 있지만 잃어버린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기억하는 빛 영상을 연출하는 것도 이 프로젝트의 일부분입니다.”

루미노는 돌담길 프로젝트와 함께 서울시의회 경관조명 실시 설계도 마치며 서울의 핵심 조명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그동안 어두운 조명 탓에 부각되지 않았던 시의회 건물은 루미노의 디자인 이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의회 조명은 ‘도약의 빛’이라는 컨셉으로 더 나은 서울을 위해 한걸음 나아가기 위한 의미를 담았다.

가장 밝고 강조된 부분은 타워와 저층부의 수직적 이미지를 통일감 있게 표현해 시민들이 다가갈 수 있는 의회를 구현한 ‘소통의 빛’이다. 연속적인 빛을 연출해 시민을 위한 빛의 공간으로 조성했다는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또 건축물의 상부를 부각시켜 상징성과 청렴한 이미지를 살린 ‘희망의 빛’과 전체 건물을 비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점 역할을 한 ‘화합의 빛’은 시의회를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만들겠다는 루미노의 포석이 깔려있다.

하 대표는 그동안 수행해온 다양한 설계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가치를 잊지 않는 디자인 회사로 성장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현장과의 간극을 줄이면서 조명 본연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맡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람이 향유하는 공간을 다채로우면서도 편안하게 채워야 한다는 기본 철학을 잊지 않고 디자인 설계를 해 나갈 것”이라며 “루미노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 조명 디자인이 함께 기억날 수 있도록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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