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별로 가격.성능 제각각...각자 용도에 맞는 차량 골라야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전기차가 지금처럼 보편화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1만대를 넘어서면서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각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기차는 불편하고, 비싸다는 선입견이 최근 들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차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고, 각각 어떤 특성이 있을까. 같은 급의 차량이라고 해도 선택의 폭이 넓은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아직 차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를 용도와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어떤 소비자에게 적합한지 정리했다.

◆볼트EV &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재 국내에서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량은 한국GM의 볼트EV다. 1회 충전시 무려 383km를 달릴 수 있다. 매일 충전하는 게 귀찮고,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한다면 두말없이 볼트EV가 제격이다. 문제는 볼트EV의 물량이 부족해 올해까지는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내년까지 볼트EV를 기다릴 것인지, 다른 차종을 선택할 것인지는 소비자가 판단할 몫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볼트EV 다음으로 주행거리가 길다. 공식 주행거리는 191km지만 실사용자들은 최대 230km까지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수도권이나 광역도시에 거주하거나 출퇴근 거리가 멀다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고려할만 하다. 장거리 주행도 불가능한 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장거리 출장을 가는 경우에도 적당하다. 서울에서 부산을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간다고 했을 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는 동안 20~30분간 충전하면 문제 없다. 전기차는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쏘울EV & SM3 Z.E.

기아 쏘울EV와 르노삼성 SM3 Z.E.는 주행거리가 각각 148km, 135km다. 볼트EV나 아이오닉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은 대신 가격이 100~2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보조금을 제외한 순수 차량가격은 쏘울EV가 4140만원, SM3 Z.E.가 3900만원, 4100만원이다. 볼트EV(4700만원), 아이오닉 일렉트릭(4000만원, 4300만원)보다 최대 800만원 더 싸게 살 수 있다.

쏘울EV와 SM3 Z.E.의 차량 크기도 다른 차보다 더 큰 편이라서 아이가 있는 부부나 캠핑족에게 어울린다. 쏘울은 중형차로 분류되는 만큼 동급 차종 대비 실내 공간이 가장 넓다. 뒷좌석은 6대4로 분할해 접을 수 있어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도 있다.

SM3 Z.E. 역시 다른 차량에 비해 내부공간이 넓어 공공기관에서 주로 구매해 사용했다. 승객들의 편의 때문에 중형차를 선호하는 택시업계에서도 SM3 Z.E.를 전기택시로 활용 중이다.

◆리프 & i3

디자인과 ‘하차감’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닛산의 리프와 BMW의 i3가 제격이다. 하차감이란 차에서 내릴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는 감정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두 차량 모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32km로 짧은 편이지만 외제차로 분류하는 만큼 앞서 소개한 차량과 구매층이 조금 다르다. 특히 i3의 가격은 다른 차량에 비해 월등히 비싼 편이다. 실용성보다는 BMW의 명성과 디자인,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 등이 장점이다. 리프나 i3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기획·생산한 차량인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기차를 주력으로 타기보다는 기존에 운행하는 내연기관차에 전기차를 세컨카로 가지고 싶은 운전자에게 걸맞다. 경제적인 여건만 된다면 장거리를 갈 땐 내연기관차를, 마트나 근교에 마실을 갈 땐 i3나 리프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i3는 BMW 특유의 미려한 디자인 덕분에 연예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라보 피스, 르노삼성 트위지

파워프라자가 출시한 소형트럭 라보 피스는 유일한 상용차다. 트럭이다보니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7.5km에 불과하지만 최대 500kg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1000만원대 가격도 장점이다. 서울 동부공원녹지사업소가 관리하는 서울숲, 서울로7017, 제주 서귀포시 등에서 라보 피스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푸드트럭용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방안도 있다.

관련 규정 미비로 수년간 판매를 못하다가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짧은 거리를 출퇴근하거나 배달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 특히 도심에서 길이 막히거나 좁은 도로에서 유리하다. 가격도 다른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스쿠터나 전기자전거를 타는 소비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보조금을 고려하면 600만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 사양에는 창문이 없기 때문에 비가 올땐 운행을 하지 않거나 추가금을 내고 구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히터가 없어서 겨울에는 사실상 운전을 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유럽에선 1만3000여대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News&Info)1년 후 만날 새로운 전기차

내년에는 지금보다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전기차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차는 역시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다. 기존의 모델S가 1억원을 넘는 고가였다면 모델3는 4000만원대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행거리도 346km에 달하기 때문에 기존의 전기차 제조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다만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현대차는 내년에 1회 충전으로 390km를 주행할 수 있는 SUV형 전기차 코나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두배에 달하는 주행거리 덕분에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아차도 쏘울EV의 주행거리를 180km까지 늘려 출시할 계획이고, 르노삼성과 BMW도 주행거리를 200km까지 늘린 신형 SM3 Z.E.와 i3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판매를 못했던 볼트EV도 내년부터 시장에 뛰어든다면 전기차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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