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면적당 발전량 높아 경제성 확보 충분, 정부 REC 가중치 조정 의사 밝혀
관련 산업 기술경쟁력 강화 시너지 효과도 기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탐라해상풍력 전경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탐라해상풍력 전경

풍력발전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상풍력 분야는 세계 각국에서 전력공급 뿐만 아니라 사업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는 당초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 등 정부 주도 사업을 토대로 글로벌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지역 수용성, 경제성, 인허가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문제로 인한 사업 지연과 그로 인한 참여 기업들의 철수로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 탐라해상풍력(30MW)이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이달 초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사업이 첫 삽을 뜨면서 주춤했던 해상풍력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해외 투자자들의 눈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한 우리나라로 쏠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왜 해상풍력인가

최근 해상풍력이 각광받는 이유는 단위 면적당 발전량에 있다.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처럼 안정적인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발전이 분명히 가능하고, ESS와 연계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도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6~8MW 용량의 발전기는 속속 보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13MW 수준의 발전기 상용화에 착수했다. 10MW급 해상풍력 터빈을 20개만 운영한다고 가정해도 200MW 용량의 중형발전소가 된다.

한 풍력발전사업자는 “총 2.8MW 규모의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하는데 약 8조6000억원이 소요된다. 관리비용, 폐로비용을 더하면 원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며 “반면 해상풍력은 1MW당 50억원 정도 건설비용이면 된다. 발전효율을 감안하더라도 해상풍력의 건설비용이 훨씬 적고 미래세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발전과 비교해서는 단위면적당 용량이 더욱 두드러진다. 통상 1MW 발전을 위해 약 1만m²의 땅이 필요한 태양광과 달리 해상풍력은 500m²의 면적이면 1MW 발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규모는 35MW로 조금 아쉬운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 남해안, 전남 남서해안, 울산 간절곶 부근, 부산 남동해안 등은 해상풍력 잠재력과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사업계획을 수립했거나 시행 중인 곳은 서남해 1단계를 포함해 전국 18곳에 이른다. 전체 규모는 약 3.3GW에 이른다.

한편 이미 세계는 해상풍력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 1위 국가는 영국이다. 세계풍력협회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는 총 5156MW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구축돼 있다. 4108MW의 해상풍력이 설치된 독일이 뒤를 이었다. 육상풍력설치 1위 국가인 중국은 1626MW로 3위에 올라있다.

◆정부, 2030년까지 해상풍력 13GW 보급 목표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달성을 위한 해법 중 하나로 해상풍력 13GW를 보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규모 풍력단지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당장 내년부터 매년 1GW씩 해상풍력발전이 설치돼야 하는 수치다.

경제성 문제는 REC 가중치 조정으로 일정 수준 보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광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육상풍력에 비해 리스크가 큰 해상풍력단지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REC 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대현 WPK 부회장은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공사비가 2~2.5배 정도 더 들어간다”며 “REC 가중치 2.5만 되도 경제성이 확보되는 부지가 훨씬 늘어나고 좀 더 먼 바다에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투자 수요 유치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업 동반성장도 기대

일정 규모가 보장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관련 산업의 기술 수준과 제품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트랙레코드의 부재로 인해 해외진출이 여의치 않았던 부분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남해 해상풍력의 경우 아직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지만 해저케이블, 해양변전소 등 기술의 실증연구에 업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최근 항구에서 해상풍력일괄설치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터빈 전체를 조립한 뒤 이를 특수목적선을 활용해 한번에 이동‧설치하는 것과 보다 깊은 수심에서도 빠르게 하부기초를 설치할 수 있는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기상상태가 변화무쌍한 해상에서 터빈을 조립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설치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특수선박 수요가 증가하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타워, 블레이드, 기어박스 등 20여 품목을 제조할 수 있는 조선기자재 산업이 활로를 찾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