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2호기 7월 1일부로 사실상 운영 중단...실증 국책사업도 전면 표류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존 일자리 감소 막아야

새 정부가 환경과 안전을 강화하면서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5일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30년 이상 노후석탄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이라는 업무지시 3호를 발표한데 이어, 이달 19일에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대선공약에 담겼던 신규 원전 및 석탄 발전소 건설 중단 등 탈원전·탈석탄을 기조로 한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건강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 시대로 가겠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많은 국민들은 물론, 에너지 전문가들도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전 정부에서 수립했던 정책들이 급작스레 변경될 경우 혼선이 우려되고, 그 불똥이 관련 업계의 중소기업과 지역 소상공인에게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에너지정책의 무게 중심 추가 산업부에서 환경부로 기울면서 이러한 정책 변화는 당장 가시화될 전망이어서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동발전 영동2호기다. 영동2호기는 지난 1979년 준공돼 올해로 38년이 된 노후발전소다. 남동발전은 영동 2호기도 1호기와 마찬가지로 2020년 석탄에서 바이오매스(우드팰릿)로 연료를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3년간 청정발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중소기업들이 국책과제로 이곳에서 R&D를 수행토록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6월 한 달간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고, 7월 1일부로 대기배출허용기준이 변경되면서 앞으로 가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6월 30일까지 영동2호기에 적용되는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ppm)은 황산화물 100mg/S㎥, 질소산화물 320mg/S㎥, 먼지 25mg/S㎥다. 이에 따른 총 배출오염물질량은 3448t이다. 7월부터 변경되는 대기배출허용기준은 황산화물 0, 질소산화물 30mg/S㎥, 먼지 0이다. 이에 따른 배출량은 536t이다. 황산화물 0은 LNG 외 다른 발전연료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동발전은 대기배출기준 유예기준이 6월 30일부로 종료되는 것을 감안, 환경설비를 보강함으로써 오염물질 배출량을 517t 수준으로 낮추고, 테스트 베트로 운영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석탄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부와 관련법규 개정을 협의해 왔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새로운 배출허용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더 이상 운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정발전 테스트베드 실증과제는 정부지원금 157억원과 민간자본 177억원 등 총 334억이 투자되는 국책사업으로 한전 전력연구원과 남동발전을 비롯해 중소기업 13곳 등 2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영동2호기 운전이 당장 중단될 경우 해당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또 남동발전은 물론, 금화PSC, 캡스, 동부익스프레스 등 상주 협력업체 직원들의 일자리 감소와 함께 지역경제 소비위축과 지방세수 감소 등이 예상된다.

이런 사례는 비단 영동2호기에만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신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 조치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혀 관련 산업 종사자 수 만 명의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석탄화력 8기가 일시적이긴 하지만 6월 한 달 간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지역사회에서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축 등 효과를 반기는가 하면 지자체는 지방세 등 세수 감소를, 지역 상가에서는 상권 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과 안전이 강화되면서 원자력과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와 지역상인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일자리 창출을 직접 챙기신다고 했는데, 줄어드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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