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15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웨스턴디지털(WD)이 미일연합에 참여해 새 인수가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일연합은 약 1조9000만엔의 인수가를 제시했는데, WD가 이에 참여해 인수가를 최소한 2조엔으로 증액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WD는 15일까지 새로운 인수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WD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있는 도시바 반도체 공장에 공동출자한 도시바 협력사로,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일연합이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자 이에 반발해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금지를 위한 중재를 요청하며 제동을 거는 등 도시바 측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 스티븐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도쿄 도시바 본사에서 회담하고, WD가 미일연합에 합류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회담에서 도시바는 WD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려면 적어도 2조엔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WD는 급히 새로운 인수방안 검토에 들어가 15일까지 도시바에 제시하기로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WD는 미일연합에 참여해 인수 금액을 적어도 2조엔으로 끌어올리고, 욧카이치 생산단지에 제조공장 두 개를 신설하는 등 약 2조8000억엔(약 28조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앞으로 10년간 연구 개발 등을 추진을 위해 4조엔을 투자할 의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는 도시바메모리와 한국의 삼성전자, WD가 압도적인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데, WD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시장의 과점이 격화돼 세계 최대 반도체 구매국인 중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WD는 이 문제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미일연합 진영에 참여하되 도시바메모리의 주식을 취득하지 않고 회사채를 구입하는 형태로 자금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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