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일본의 경제 산업성에서 금주 국가 에너지 신산업 구조, 비전 및 중점 4대 분야에 대하여 발표를 하였다. 일단, 그 그림이 비현실적이거나 너무나 황당한 큰 그림이 아니라는 데서 놀랍다. 또한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를 중심으로 산업 방향을 재정리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력 인프라스트럭쳐의 고도화, IoT 활용의 전반적 확산을 중심으로 경제산업성의 산업구조 심의회를 통하여 전 산업 구조의 비전을 ‘이동’, ‘생산’, ‘건강’, ‘생활’의 4대 분야에서 에너지 데이터 이용을 기반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생활’의 인프라스트럭쳐에는 IoT를 활용한 전력인프라의 고도화를 강조하고 2018년 국가예산에 반영한다고 하였다.

일본은 전력회사가 9개로 나누어져 있고, 그 중에 가장 큰 고객을 가지고 있던 동경전력이 후쿠지마 원전사고로 인하여 경영과 국민의 신뢰붕괴에 의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제는 일본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으로 다시 전환되었다. 오랜 시간 수조의 자금을 원전복구에 투입을 하여야 하며, 전력산업 자유화까지 전력산업의 구조가 바뀌면서, 민간기업과도 서비스 경쟁에 돌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전력회사들이 전력산업 자유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던 것은 소위 정부가 많은 미끼(?)를 전력회사에 던져 준 것이다. 전력소매, 판매를 자유화하여 민간이 참여하는 대신, 전력회사도 가스산업 자유화(2017년 4월부터)를 통하여 전력회사도 가스판매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으며, 향후에는 금융사업 및 경쟁력이 있을 수 있는 통신사업에도 참여할 길을 열어준다. 이러한 일들이 단지 전력회사들에게 기회만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고객을 직접 이해하지 못하던 연결접점이 고객과 직접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소위 양질의 서비스를 통하여 커스토머 인게이지먼트(Customer Engagement)를 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전력회사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회사들과 경제산업성이 생존의 차원에서 이러한 국가 비전을 구체화한 것으로 본다.

경제산업성은 이러한 비전과 방향 만 제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인 이행에 대하여 기업들과 함께 추진을 시작하였다. 에너지 절약 실험을 8만 으로 동경전력 등 10개 단체를 통하여 스마트폰으로 반응하게 하고 절전을 이행하도록 하였다. 동경전력 EP 등은 가정을 대상으로 일본 최대의 실증시험을 한다. 8만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초 단위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에서 에어컨 온도 설정 및 변경을 수시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가 항상 절전을 의식하는 구조를 만들고, 전기요금 2% 이상의 절감을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하였다. 동경전력, 아사히카세 홈즈, 오릭스 자동차, 동경대학 등 10개 단체가 참가하였으며, 7월부터 실증에 돌입한다, 경제산업성 뿐 아니라 일본의 환경성이 지원하고, 기간은 5년간 수십만엔을 1차로 투입한다. 가정에 새로운 실시간 IoT 스마트미터를 설치하거나 단독주택이 있는 HEMS의 전력 사용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 날씨나 가족구성이 닮은 가정과 비교해서 전력의 낭비를 찾고, 스마트폰에 정보를 송신하고, 절전을 독려한다. 오릭스 자동차는 렌터카와 스마트폰 센서를 조합하여 급발진이나 급브레이크를 하지 않고 있는지를 해석해서 배기가스 억제를 향한 실험을 한다.

이미 미국은 스마트미터에서 1초 단위 실시간 데이터를 지그비라는 통신과 민간기업의 허브를 통하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에는 스마트미터의 8%정도의 고객이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했으나, 2016년에는 이미 18%의 고객이 이용을 하는 폭발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한국이 데이터 개방에 대하여 망설이는 사이에 미국과 일본은 에너지 데이터를 이미 민간에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전체적인 소비자들이 에너지와 탄소배출 절감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많은 민간기업이 서비스를 개발하여 서비스를 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일본의 모 전력회사를 방문하여,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원하는 제목이 매우 흥미로웠다. 현재의 전력회사에 대한 SWOT분석과 2030년, 2050년 전력회사의 미래의 모습과 준비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하여 조언을 담아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그들의 전제는 2050년이면 전력회사라는 이름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형태에 상관없이 서비스 회사의 성격으로 바뀌며, 전력이든 가스이든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팔고 있는 회사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4차 산업이라는 용어에 우리가 흥분하고 유행처럼 나아 갈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에서의 혁명을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 생태계를 발전시켜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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