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4차 산업혁명의 혜택들, 한전・국민・업계 다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전이 올해 화두로 제시한 ‘영과후진(盈科後進)’의 다른 말은 바로 ‘상생’입니다.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그곳을 다 채우고 나아간다’는 이 말에는 한전이 대한민국 전력산업과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에너지신산업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사업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이나 부족한 부분을 만날 때 국민과 해당 업계 등 여러 주체들과 힘을 모아 빈 곳을 채우고, 함께 전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에너지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전기·에너지가 한전과 국민, 업계 모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7년의 첫 문턱을 넘기며 만난 김시호 한국전력 국내부사장은 에너지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마중물로서 한전의 역할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에너지신산업’이 국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데 있어 한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민들에게 최고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력공급자’ 본연의 임무에 더해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하고 이를 관리하는 ‘통합운영자’로의 위상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전은 그동안 투자확대를 통한 공급 안정화 등 본연의 역할과 더불어 전력산업 전체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2017년 예산 투자 규모와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한전은 올해 총 8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는 작년보다 약 3700억원이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로,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영업이익을 고객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학교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충전소, AMI 등 SG 인프라 구축, 에너지효율 향상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등장한 신산업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전력설비의 안전성 제고 및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송배전선로 지중화 확대, 재난대비 설비 보강 등에도 5조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에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계획된 투자는 최대한 앞당겨 시행하고, 선금지급 확대제도를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의 매출확대 및 신규고용 창출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한전 등 공공기관의 선제적인 투자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불황과 불안정한 국내 정세 등의 여파로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력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전의 역할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성장 추세에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추가되면서 파괴적 혁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변화에 대응해 한전은 4가지 방향에서 업무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업의 변화’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자 합니다. ICT 융합 지능형 전력망을 구현하고 IoT 및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확대해 에너지신산업 모델을 고도화하고자 합니다. 둘째, 기후변화 대응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전력그룹사 탄소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신재생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청정기술 R&D 확대로 전략기술을 선점할 방침입니다. 셋째, 에너지신시장의 개척과 발전을 주도해 ‘Leading KEPCO’의 위상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해외시장 주도를 위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추가 사업을 발굴해 수익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대내외 소통을 강화해 대표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본사 25층에 스마트오피스를 개소하는 등 ICT기술을 적극 활용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등 미래형 기술을 중심으로 한 사업들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구글, MS 등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아이디어 도출과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워크 환경을 적극 도입하고 있어요. 한전도 ICT가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관련 기술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경제경영연구원에 설치한 스마트오피스는 클라우드PC, IoT기반 에너지관리,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사선전화모바일오피스 앱 도입, 수도권 소재 스마트워크센터 구축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업무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한 결과로, 화상회의 등 다양한 ICT 기술을 결합해 사무실 단위부터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미래형 기술입니다.

아울러 전국 890만본에 달하는 전주·철탑 기반의 AMI(원격검침 인프라) 및 IoT망을 통해 각종 설비정보 수집·관리 등에 활용하고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능 등이 내장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 설비점검 업무 등에도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스마트 팜(Farm) 등 드론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 창출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신기후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에너지신산업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전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에너지신산업 분야와 투자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한전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핵심 원천기술의 확보 및 사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 창출로 에너지신시장을 선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 에너지시티 모델을 정립하고, 세종시와 빛가람혁신도시에 이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공공형 300개소 500기, 복합형 7개소 165기, 아파트형 4000단지 5000기 등 KEPCO 브랜드 기반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함으로써 현재 약 1만대 수준인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도 기여하려 합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와 힘을 모아 에너지 낭비없는 클린에너지 스마트 공장 2000대를 보급하고 K-BEMS 기반 에너지효율화사업을 인하대 등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력다소비 고객대상 ESS 렌탈사업 등 F/R용 ESS 이후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염전 태양광, 농어촌 Farm 등 지역과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신재생 모델을 개발해 투자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전력판매시장에서 민간기업의 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한전의 대응과 앞으로의 역할 변화를 전망하신다면.

“최근 경영환경을 보면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기존의 경쟁질서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죠. 한전의 경우에도 과거엔 가스 등 다른 유틸리티 산업과 경쟁하던 구도였다면 지금은 구글이나 애플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이 달라졌어요. 전기와 통신의 결합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잖아요.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기존 산업생태계를 능가는 새로운 방식의 경쟁자가 등장해 판도를 바꾸고,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자율주행 등 최신기술이 결합된 최고급 전자제품으로 변신중입니다.

에너지업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분산형 전원 확산에 따라 전력회사의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구글, 애플, 소프트뱅크 등 기업이 에너지효율 분야의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책 등 여러 이유들로 인해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한전으로 하여금 전례 없는 사업구조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원들에게도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예전의 한전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의 과정만 잘 살펴보면 되는 회사였어요. 한쪽방향으로만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굳이 반대편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전기자동차와 ESS 등의 개발로 소비자가 곧 발전사업자인 시대가 열리고 있어요. 전기를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양방향으로 오가는 전기를 잘 관리해야하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 셈입니다.

한전은 작년에 업의 변화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기존 가치에 더해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융합 가치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한전은 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판매시장에서 민간기업의 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더불어 신사업,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새로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쟁자의 일원으로서 참여·기여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한전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한전의 노력과 올해 주목할 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올해 한전의 신년화두는 영과후진(盈科後進)입니다.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앞으로 나간다’는 뜻으로 부족한 부문을 구석구석 채운다는 의미인데요. 이것은 한전이 에너지업계 전체의 어려운 부문을 보듬고 상생 발전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전은 지난 2014년 12월 본사를 나주로 이전한 후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조성했습니다. 에너지밸리는 글로벌화 된 한전의 수준을 지역에 이식해 성장을 유도하는 동시에 에너지분야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함으로써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상생모델입니다. 현재 177개 업체를 유치했으며, 올해까지 250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너지신산업 펀드 활용, 사업발굴을 통한 투자기회 제공, 기업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 추진, 인력수급 문제 해결 등 활성화 대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향후 3년간 신산업 분야 차세대 스타트업 기업 100개를 발굴하는 한편 주요 공공기관 평균 2배 수준으로 R&D 지원을 확대하고, 유망 수출품목에 대한 해외마케팅과 수출연계형 국제협력활동을 전개하는 등 전력 기자재업계의 해외수출에도 기여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전력산업계 전체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기라는 상품은 동일하지만, 전력회사의 역할은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력공급자’의 수준을 넘어 다양한 전원과 참여자가 함께 하는 에너지생태계의 ‘통합운영자’로서 새로운 역할 정립이 필요합니다. 이미 분산전원 활성화 등 기술융합과 프로슈머 등장 등 사업영역 붕괴에 따라 전통적인 에너지 가치사슬은 이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며 서로 대립했다면 현재는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 설비 수용성 저하 등 새로운 화두 속에서 에너지생태계의 공동 발전을 위해 전력산업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모색할 시기입니다. 에너지산업에 불어 닥칠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애정어린 조언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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