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0%, 2013년 80% 등 점유율 계속 늘어
고객 니즈 정확히 파악, 새로운 마케팅 전략 주효

국내 전동공구시장이 사실상 ‘외산천국’이 됐다.

마끼다와 보쉬전동공구, 블랙앤데커와 스킬, 클라우케 등 몇 해간 지속된 외산제품의 독주에 국내 전동공구 브랜드들은 그야말로 ‘KO패’를 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2002년에는 35% 수준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2005년 50%를 기록한 뒤 2013년 80%대에 돌입, 점유율이 크게 늘어났다.

◆외산, 유통의 핵 공구유통상가도 ‘점령’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구시장 독식은 공구유통상가 점유율로도 나타난다.

기존에 계양전기를 필두로 한 전통적인 토종브랜드들의 득세하고 있던 유통상가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공구유통상가상인회와 산업용재협회에서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추산한 유통상가 내 공구부문 외산제품 점유비율은 84%에 달한다. 판매매출 역시 두 배 가량 차이난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마끼다와 스탠리 제품만을 취급하는 직영대리점도 설립돼 한층 더 활발한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공구유통상가에서 20여년 간 상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A사장은 “5~6년 전만해도 국내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보쉬나 마끼다 등 특정 외국 브랜드 제품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글로벌 브랜드 전략 못 따라가

국내 시장에 정착한 외국기업의 공통점은 대리점 운영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다량의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비용을 절감,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또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고 빠르게 캐치해 상품에 반영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 높은 호응을 얻었다. 고객수요와 시장상황에 따라 단기간에 ‘다품종 대량공급’ 할 수 있는 채산성도 국내 공구시장에 외산제품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외산 브랜드의 승리는 ‘공구업계는 변화가 없다’는 선입견에서 탈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전문가 그룹뿐만 아니라 DIY족의 요구까지 만족시켜나간 게 주효했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 고객층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국내 브랜드와 달리 해외기업은 타깃층을 넓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브랜드가 결코 따를 수 없는 빠른 변화였다.

때문에 국내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하락세에 돌입해있으며, 기업 자체적으로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전동공구 1위 브랜드 계양전기는 2010년부터 공구사업 이외에 자동차 모터 등 전장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 모터 및 공구 사업을 기반으로 특화된 모터 및 제어기술과의 시너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말 그대로 국내 기업들이 설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외국기업의 공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국산제품만의 특성을 잘 살려 소비자들의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고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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