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지킴이’ 자부, 건강검진·건강증진 서비스 주력”
건강위험군 사전 발견,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질병예방 기여
전국서 연평균 530만명 검진, 2010년 전기공사협회와도 협약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채종일)가 이달 7일로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건강관리협회는 지난 1964년 (사)한국기생충박멸협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기생충 박멸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며 국민건강에 이바지해왔다. 약 20년 간의 노력 덕분에 국내 기생충감염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협회는 조직의 목표를 ‘국민의 건강증진을 통한 삶의 질 향상’으로 재설정하고, 1982년 한국건강관리협회로 거듭나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시·도에 16개 건강증진의원을 두고 있으며, 230여명의 의료진을 포함한 2500여명의 전문 인력이 적재적소에서 국민의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생충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면서 올해 1월부터 건강관리협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채종일 회장을 만나 협회의 역할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1973년 서울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중일 때 농촌지역 주민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기생충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봉사활동을 다녔습니다. 그 때 필요했던 구충제를 협찬해 준 곳이 바로 건강관리협회의 전신인 한국기생충박멸협회였습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이제는 회장 역할까지 맡고 있네요.”

40년 넘게 건강관리협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채종일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기생충 생태학 및 역학연구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기생충 전문가’로, 그 누구보다 협회의 발전상을 생생하게 목격한 인물이다.

“협회는 초창기에 기생충 박멸이라는 국가적인 사명을 띠고 활동했지만 예산도 별로 없었고, 조직도 열악했죠. 그래도 ‘회충 0%를 향하여’라는 목표를 갖고 정부와 함께 열심히 일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기생충 감염률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과는 곧 조직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겼습니다.”

이에 따라 협회는 기존의 기생충박멸이라는 미션을 넘어 ▲국민의 건강생활 실천을 위한 보건교육 ▲ 질병의 조기진단 및 질병위험인자를 찾아내는 건강검진 ▲질병위험군에 대한 질병예방사업 ▲근거있는 건강지표 마련을 위한 연구사업 ▲보건의료정책상 필요로 하는 정부의 각종위탁사업 ▲제5군 감염병 예방사업을 지원하는 법정단체로서의 기생충질환 관리 사업 등을 새로운 과업으로 설정하고, 현재 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이제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건강검진과 건강증진에 특화된 의료기관으로서 국민들의 ‘건강수명 연장’에 목표를 두고, 질병의 조기발견 등을 통해 건강위험군이 질환자로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채 회장은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 전 단계인 건강위험군을 사전에 발견하고, 이들이 정상군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비만예방 및 금연, 절주 등의 개인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집단별·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건강증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0년에는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종합건강검진에 대한 혜택과 건강증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예방접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전기계와도 인연을 맺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질병예방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아울러 검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건강검진 전 분야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협회의 전 직원들과 함께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국내에 머물지 않고, 과거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등지에서 수행한 기생충 및 흡충류 관리사업의 경험을 살려 수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건강증진 활동도 확대하겠습니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건강관리협회는 이제 일반 병·의원과 비교해 의료검진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외형과 내실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다고 채 회장은 밝혔다.

“일반 병원과 비교할 때 경쟁우위 요소를 꼽으라면 우선 뛰어난 접근성을 들 수 있습니다. 협회는 서울 3곳을 비롯해 주요 시·도에 16개의 건강증진의원을 두고 있어 전국 어디서든 가까운 의원을 방문하면 동일 수준의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회성의 검진을 넘어 평생의 건강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울러 검진결과 이상자(질환자)가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600여개 병·의원과 연계된 것도 장점입니다.”

채 회장은 연평균 530만명(중복자 포함)이 전국 16개 건강증진의원에 내방해 건강검진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120명, 올해에도 1월부터 9월까지 3054명의 각종 암 확진자를 발견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협회가 벌써 52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생활실천의 중요성을 인식토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매스컴 홍보와 건강캠페인, 공개강좌 등 건강증진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겠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기생충 전문가로써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협회가 과거 우리나라 기생충 퇴치사업의 성공을 이끈 기생충박멸협회의 전통을 잇고, 제5군 감염병 예방사업을 지원하는 법정단체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채 회장은 조만간 협회만의 풍부한 경험과 자료, 다양한 표준과 사례 등을 전시하고, 기생충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생충 박물관’도 설립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을 볼 때마다 애사심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낀다는 채 회장은 그러나 “항상 우리 조직은 ‘공익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각종 매스컴 등에서 나오는 증명되지 않은 의료법이나 약물을 맹신하지 말고, ‘근거중심의학(EBM)’에 기초해 입증된 방법을 활용해야 부작용을 막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기신문 독자와 100만 전기인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건강관리협회는 모두가 건강하고, 오래살 수 있도록 ‘국민의 건강지킴이’로서 우리 시대에 가장 적합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습니다.”

<프로필>

▲서울대 의대, 동 대학원 졸업

▲대한기생충학회 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세계기생충학회 부회장

▲서울대 BK21 인간생명과학연구단장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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