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주택담보대출 금리 0.04%포인트 ↑ 2.70%…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만에 오름세

한동안 내림세를 지속했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로 전환, 국내 은행들이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8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0.04%포인트 오른 2.70%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주요은행에서 지난달 취급한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0.02~0.1%포인트 올랐다.

한달 사이 신한은행은 2.66%에서 2.75로 0.09%포인트 상승했고, KB국민은행도 2.76%에서 2.80%로 0.04%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2.80%에서 0.05% 오른 2.85%, KEB하나은행은 0.1%포인트 상승한 2.71%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은 2.73%에서 0.02%포인트 올랐다.

6대 주요은행 중 NH농협은행만 2.60%에서 2.59%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의 하락세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 6월(0.10%포인트)과 7월(1.12%포인트)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올 들어 내내 이어지던 주담대 금리의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주담대가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했다는 비난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한은이 발표한 ‘2016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8조7000억원 증가한 68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8월 기준 2008년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동안 6조2000억원 늘어난 51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008년 이후 8월 중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2조7000억원, 2월 2조6000억원을 기록하다가 봄 이사철을 맞아 3월 4조4000억원, 4월 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이후 5월 4조7000억원, 6월에는 4조8000억원, 7월 5조7000억원으로 계속해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영엽 한은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그동안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은행들에 부담이 높아졌고, 이에 은행들이 주담대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두 달간 주담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숨고르기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정책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 되면 국내 시장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리 심사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미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은행들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향후 주담대 금리가 더 이상 하락세를 그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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