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경영 유연성 높여 창의성 개발 노력 분주

포스코는 스마트워크플레이스 구축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업무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사무실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마련돼 있는 스마트 오피스에서 직원들이 스마트환경을 향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스마트워크플레이스 구축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업무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사무실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마련돼 있는 스마트 오피스에서 직원들이 스마트환경을 향유하고 있다.

○… 회사에 자신의 책상은 없다. 작업이나 회의를 할 때는 책상을 예약해 필요한 서류나 문구를 서랍에 넣고 착석 한다. 일의 효율화와 에너지 절약을 겨냥한 ‘이상의 오피스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프리 어드레스’ 제도다.

이 제도는 1980년대 후반 무선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생겨났는데, 직원들의 고정좌석을 없애고 고객대응, 서류작업, 회의 등의 업무에 적합한 자리를 따로 예약해 사용하는 것이다. 업무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절약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전기계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범 도입

자리를 지정해 주지 않고 자유롭게 착석토록 하는 ‘프리 어드레스’ 제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글로벌기업 영업팀을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다.

ABB 삼성동 본사 9층 사무실 절반의 공간에는 작업용 자리나 회의하기 쉬운 플라스크형 책상이 있다. 기술직이나 영업직 등 내근 비율이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좌석을 선택,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프리 주소’다.

한 영업사원의 하루를 살펴보면, 아침 일찍 사무실을 찾아 자리를 맡고 2시간 동안 메일 체크 및 사무 작업을 끝낸다.

그 후 외부에서 고객사 미팅을 진행하고 오후 늦게 사무실로 복귀하면 또 다시 오픈형 책상으로 가서 미팅 결과를 정리한 뒤 퇴근한다.

듀폰 역시 출근한 순서대로 노트북 PC를 들고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제도가 있다. 상사의 바로 옆이나 타 부서의 빈자리에 앉기도 하고,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를 해야 할 때는 칸막이가 있는 구석 자리를 선택한다.

이를 위해 개인용 컴퓨터에 기억장치를 없애는 대신 서버에 각 사원의 업무정보를 보존하는 방식을 채택해 컴퓨터가 있는 책상에서는 어떤 자리든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파나소닉은 프리 어드레스 제도 이외에도 재택근무, 모바일 근무, 스폿 오피스 등 4대 E-work 제도를 동시에 도입해 업무집중도와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튼 또한 50명 규모의 고정석을 치우고 직원들의 붙박이 책상 치우기에 동참했다.

◆에너지 절약, 효율적인 공간 활용 등 긍정적 변화 多

‘프리 어드레스’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 부서 간 활발해진 소통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자리마다 컴퓨터를 설치하고 스탠드를 놓는 수고를 줄여 대기전력을 현저히 줄였다는 설명이다.

사무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직원 수만큼 책상을 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창가자리를 안쪽으로 옮기는 게 가능해졌고, 그 결과 블라인드를 열 수 있어 조명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팀과 부서사이에 의사소통의 벽이 허물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구성원들 사이에 친분이나 친근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방법의 회의를 통해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무실 안에서 컴퓨터만 쳐다보면 개인과 개인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게 돼 대화가 단절되기 쉽다.

이와 관련 ‘프리 어드레스’ 제도를 도입해 활용 중인 한 글로벌기업 임원은 “부서 사이에 벽이 생기면 오로지 부서 내부의 목표에 집중하느라 회사 전체의 목표는 잊어버리게 된다”며 “프리 어드레스 제도는 임직원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무실 운영 방법 중 하나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업무효율 높이기도 가능하다.

효율적인 사무실 환경구축을 위해 2시간에 한 번씩 좌석예약제도를 실시해 사용하기도 하는데,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따라 자리가 변경돼 효율을 높여준다는 게 제도 도입 기업들의 공통된 평가다.

◆국내기업들도 유연한 경영방침 ‘관심’

글로벌 기업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도 각종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독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게 창의성 개발과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전기계에도 자율출근제, 재택근무제, 집중근무제, 파트타임제, 장기휴가제 등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을 종종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중전기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현대중공업이 ‘프리 어드레스’ 제도에 관심을 갖고 실행에 옮겼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제도를 도입한 뒤 직원들 만족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철저한 성과평가제, 웹 기반 근무 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유연 근무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 내부 불신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재택근무 도입 비율이 0.7%로 선진국의 20분의 1에 불과한데, IT 인프라가 세계 최고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며 “좀 더 많은 기업들이 경영 유연성을 향상시킨다면 직원 만족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직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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