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가격 높아 아직까지는 큰 영향 없어...‘위기가 곧 기회’ 투자 늘리는 곳도

태양광 발전용 패널을 만드는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국제 가격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OCI를 비롯한 국내 제조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불황이 투자 적기’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9월 넷째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1kg당 12.83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최저치다. 1kg당 14.91달러를 기록했던 8월 5주차에 비해 약 14% 감소했으며 지난 5월 1kg당 17달러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25%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태양광 공급 목표가 대부분 달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GW의 태양광 공급 목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1월부터 지속 상승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의 태양광 공급 목표는 상반기에 대부분 달성됐고,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가 하반기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축소한 것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올해 2분기 좋은 실적을 보인 국내 제조업체들은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물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어 수출가격이 오름세에 있고, 장기계약물량이 대부분이라 단기적 가격 변화에는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통상 폴리실리콘 가격의 생산원가는 1kg당 12달러 내외지만 현재 주요 기업들이 생산물량을 줄여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 수출가격은 1kg당 18달러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 공급 물량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해 예전처럼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지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국내 제조사들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폴리실리콘 제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OCI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OCI는 9월 28일 공시를 통해 일본 도큐야마사가 말레이시아에서 운영하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가는 총 2000억원 수준으로 먼저 264억8000만원을 들여 공장 지분 16.5%를 인수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OCI는 현재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공장은 연간 약 2만t의 폴리실콘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