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지금 한국은 에너지 신산업이라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를 맞이했다. 불과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있었는데, 이세돌은 그래도 1승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나는 지금 알파고의 집단지성을 눈여겨 본다, 아직은 기계가 그 집단지성을 완벽하게 구현했다고는 볼수 없겠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공유하면서 지식을 합해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대결의 막판에 몇 사람의 바둑 고수들이 이세돌과 함께 힘을 모아보려고 했지만 역시 수백만 기보의 집단지성 데이터를 가진 알파고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 에너지 산업은 아직도 몇 명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생각을 기준으로 이끌고 있는게 현실이다. 집단지성이라는 무서운 힘의 결집, 지혜와 지식의 통합과 융합이 기득권이라는 장벽에 막혀 통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에너지 전문가만이 아닌 그 산업의 밖에 있는 사람들까지 참여하고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에너지 신산업 마켓 플레이스를 창조해야 한다. 최근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국가와 한국전력의 투자가 국가 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이 기대가 된다. 그러나 이 추진전략 안에 빅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실증과 확산사업이 시작되었지만, 대체로 2~3년 전에 주관기업과 참여기업들이 결정되어 있었다. 하물려 그 기술들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기술이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무릅쓰면서 도전하는 사업이나 기술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그 기간 동안 기술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여러 나라에서 이런 저런 빅뱅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은 그러한 도전을 하는 기업, 특히 스타트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기득권이라는 틀에 갇혀 뛰어드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때 결정된 기업들은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자사의 이익과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낡은 옛날 기술로 그대로 대응하려한다. 이런 측면에서 2~3년 동안 새로운 기술로 새롭게 대응하지 못하는 주관 및 참여 기업들도 새로운 평가에 의하여 빅뱅의 파괴자들로 대체될 수 있는 제도나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은 연구개발에서도 중복 및 복수의 연구개발을 국가가 허용한다. 하나의 목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구를 경쟁적으로 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시장에서 소비자가 판단하게 하고 시장에서 살아남게 경쟁을 촉진해주고 있다. 빅뱅은 시간과 제도의 싸움이다. 진정한 승자는 소비자에게 선택되게 되어 있다. 이런 환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똑같은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위해서 수백개의 스타트업들이 경쟁을 하며, 그 중에 1%도 안되는 기업만이 생존을 하게 되는데, 그 승리를 위하여 스타트업들은 서로 생태계를 공유하며, 집단지성으로 힘을 합하기도 하며,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아 치열한 경쟁을 하기도 한다.

일본은 공기업이 국가의 제조산업 재건, 고용창출, 새로운 산업의 다양성을 위하여 방향과 틀을 제공하고,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공기업에 제안하여 사업을 같이 만들고 있다. 그들은 공기업이 그 기업들이 제안하는 전략이나 사업모델을 복제하거나 직접 개발하는 것을 상도의적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소비자가 가지는 문제점과 고통이 무엇이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 파괴적인 사업 모델에 대하여 의견을 묻는다, 수 백개의 기업들이 참여하여 MVP(minimum viable product)을 구상한다. 그러한 집단지성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장의 규모에 대한 창출 가능성과 규모를 공기업이 오히려 제시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어떻게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팀을 어떻게 꾸미고, 재무를 포함한 종합적인 전략을 만들어 공기업과 교감한다.

외국, 특히 미국은 스타가 탄생하고, 스타기업이 탄생을 한다, 그러한 기업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존경심을 보내고 격려해준다. 일런 머스크가 인공위성 발사에 실패를 하여 수조를 날려도, 그를 걱정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가 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다, 난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인 집단지성 현상이라고 본다, 겉으로는 혼자 싸우는 것 같지만, 사회 전체가 그 싸움의 승리를 돕고 있고,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은 그게 될까. 황당한 이야기가 아닌가. 저거 성공하면 우리 사업이 파괴되는 것 아닌. 이렇게 우려를 하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적인 분위기이다.

그야말로, 자금력도 부족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녹녹치 않고, 천재적인 사람도 인정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마음과 뜻이 맞는 기업들이 힘을 합하여 집단지성으로 이러한 환경을 돌파해나가야 한다. 아이디어를 냈을 때 그것이 조롱받거나 비난받지 않는 것이라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있다라는 철학에 변함이 없고,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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