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전락 배선기구 시장, 차별화 전략은 ‘틈새·스마트’
달라지는 소비성향과 메가트렌드 반영한 신제품 찾기 분주

최근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가성비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비’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불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신조어다.

중국 샤오미 등이 기존 제품보다 크게 저렴하면서 무난한 성능을 가진 보조배터리, 스마트밴드 등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가성비라는 개념이 크게 확산됐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 주택, 건축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배선기구·설비의 경우는 가성비를 고려한 구매패턴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다.

경기침체와 시장포화로 인해 업체 간 출혈경쟁이 계속되면서 제품가격과 품질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선기구 판매 이윤이 10년 전보다 더 적다는 배선기구 업계의 푸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장은 사실상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배선기구 업계 관계자는 “배선기구 시장과 밀접한 건설경기가 최근 몇 년 간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괜찮았는데,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면서 “일반적으로 2~3년 내에 건설경기가 꺾일 것으로 보는데, 이렇게 되면 배선기구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배선기구·설비 업계에선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범용의 스위치·콘센트와 저압차단기 대신에 새롭게 시장을 견인할 신규아이템 찾기에 분주하다.

한때 배선기구 업체들의 중요 먹거리였던 대기전력콘센트와 같은 품목을 발굴하고 있는 것.

대기전력콘센트는 정부 고시로 일정수량 이상의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최근 4~5년 간 업체들의 이윤을 확대해 준 품목이었다.

그래서 업계가 주목하는 곳이 바로 대기전력콘센트와 같은 틈새시장이나 IoT(사물인터넷)와 결합된 스마트 배선기구 분야다.

틈새시장(Niche Market) 공략은 고객의 구매패턴, 기호, 선호도 등을 분석해 특정 시장에 진입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배선기구 업계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타이머 기능을 갖춘 매립형 콘센트나 방수형콘센트, 배선덕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IoT 기능을 배선기구와 융합해서 연결된 가전제품을 실내·외에서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향후에는 쿡방에 이어 집을 꾸미는 방송인 ‘집방’ 열풍에 편승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배선기구를 소비자가 직접 골라 교체하는 DIY 제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관련 아이템을 선보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제는 배선기구·설비도 전기공급, 안전, 절전 등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이 융합된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유통채널이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확대되면서 특정 장소,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배선기구 업체들의 제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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