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배에 실어 로카쇼무라로 운반
재처리 마지막 단계에서 유리화시켜 보관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에서 사용하고 배출된 폐연료를 말한다. 높은 열과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된다. 한국은 원전 내에 있는 습식저장소에 저장하고 있고, 일본 역시 중간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2018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이 가동되면 저장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다.

일본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해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연료를 로카쇼무라 원자력연료 사이클 단지로 보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배에 실어 원자력연료 사이클 단지 인근에 있는 무츠 오가와항으로 운반한다. 이곳에서 다시 핵연료를 전용트럭에 옮겨 싣고 7km 떨어진 로카쇼무라 원자력연료 사이클 단지로 옮긴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일반 차량은 통행을 금지한 전용도로를 운영한다.

이후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공정은 6단계로 구분된다. 핵연료가 저장된 집합체는 우선 열을 식힌 뒤 절단기계로 작은 크기로 자른다. 이 과정에서 집합체와 핵연료를 분류해 집합체는 드럼통에 보관한다. 핵연료는 다시 질산용액을 활용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다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따로 분류한다. 이때 사용한 용액 역시 고준위폐기물이 되기 때문에 유리화시켜서 고준위폐기물처리장으로 보낸다.

프랑스에서는 이 단계까지만 거쳐 보관하지만 일본은 핵을 보유할 수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따로 보관하지 못하고 다시 1대1 비율로 섞는다. 1대1로 섞어 추출한 연료가 바로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산화물연료(MOX)다. MOX연료는 가장 안전한 보관방법으로 알려진 유리화를 시켜서 로카쇼무라에 있는 고준위폐기물처리장에 보관한다.

하지만 현재는 재처리공장이 심의 중이기 때문에 실제로 재처리는 하지 못하고 있다. 재처리를 하기 위한 사용후핵연료는 단지 내에 있는 중간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인터뷰)히사마츠 슌이치 일본 환경과학기술연구소 연구본부장

“방사선량 연구 설비 ‘세계 최고’

세계 연구논문에 인용될 때 보람”

▲환경과학기술연구소의 역할은 무엇인가?

“로카쇼무라의 원자력연료 사이클 단지의 일부다. 관련 시설들이 모여 있는 만큼 이로 인한 인체나 환경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장기간에 걸쳐 실험할 수 있도록 연구소를 만든 것이다. 현재 연구소에만 68명이 근무하고 있고, 저선량 생물 영향 실험시설, 폐쇄형 생태계 실험시설, 전천후형 인공기상 실험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방사선 영향 연구를 하며 언제 가장 뿌듯함을 느꼈나?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를 논문으로 만들어 해외에 발표하고, 전 세계 과학자들이 그 내용을 인용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도 방사선량 연구를 위한 설비를 이만큼 갖추고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

▲쥐를 방사선량에 노출시키는 연구를 한 결과는?

“총 4000마리의 쥐를 같은 거리에서 하루 22시간씩 방사선을 쪼여 이로 인한 영향을 연구했다.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량은 장기간 노출시켜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하루 20mGy의 방사선량을 400일간 나눠서 쪼였을 땐 수명이 100일 정도 단축되더라. 쥐의 400일은 인간으로 치면 성인이 돼서 중년이 될 때까지, 약 20년 정도 된다. 또 수컷에 저선량 방사선을 쪼였을 때 새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암컷은 방사선을 쪼이면 불임이 되기 때문에 수컷만을 대상으로 했다. 방사선량에 따라 새끼에 영향이 있다는 결과와 없다는 결과가 동시에 나와서 총 7년 계획을 세우고 2년째 추가실험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의 정보 공유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연구소의 존재 이유가 지역관련성을 검토하는 데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일단 1년에 한번씩 아오모리, 히로사키, 하치노헤, 로카쇼 등 4개 지역에서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간단한 보고는 10회 정도 실시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거나 인쇄물도 배포하고 있다.”

▲저선량의 방사선은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그건 현재로선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일정기간 지나면 알 수 있겠지만 인체에 저선량 방사선을 장기간에 걸쳐 실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연구소에서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계획 중인 연구는 무엇인가?

“생물영향과 환경영향 2가지 분야에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먼저 생물영향은 쥐의 일생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다. 그동안 진행한 쥐에 대한 실험 이외에 수많은 조건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싶다. 환경영향 분야는 환경 방사선을 추적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방사선이 발생하는지 왜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

*mGy=방사선 조사선량 단위. 1Gy는 1kg의 물질에 1J(약 0.24cal)의 에너지가 흡수된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원자력발전소 근무자의 평균 조사선량은 20mGy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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