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명도 연령, 환경, 상황에 맞는 제품 선택해야”
연령별 LED조명에 대한 뇌파 변화 분석...결과 놀라워
환경.연령대 등에 맞는 최적조명 파라미터 찾는게 목표

“이번 연구를 통해서 청년층과 노년층의 조명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거든요.”

LED조명기업인 미미라이팅의 의뢰를 받고 ‘LED조명이 인체 뇌파에 미치는 효과 연구’를 주관한 정기영 서울대 의대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식의 틀을 깨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신경과의 정기영 교수는 빛 공해가 인체의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수면의학 전문가로, LED조명과 형광등이 뇌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한 경험이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 편집위원장,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환경부의 ‘빛 공해의 인체 및 생태 위해성 평가기술과 위해성 평가시스템 개발’ 연구과제 책임연구원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 플리커(빛의 깜빡임) 현상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 본지의 기획기사에서 “조명 제조자와 소비자에게 플리커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으며, 플리커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이후 LED조명의 플리커 문제를 해결한 미미라이팅의 의뢰를 받고 LED조명이 사람의 뇌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맡았다.

“처음에는 LED조명의 색온도와 밝기를 달리할 경우 연령이 달라도 뇌파의 변화는 비슷할 것이라고 봤는데, 막상 연령별로 분리해서 분석해보니 젊은 층은 색온도가, 노년 층은 조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조명이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해외의 논문은 있었지만 연령별로 변화를 분석한 것은 우리가 최초입니다.”

또 정 교수는 플리커 저감 LED조명하에서 쎄타파워 대역의 기능적 연결성이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플리커 현상의 경우 파워 스펙트럼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는데, 기능적 연결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파워 스펙트럼만 보면 플리커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능적 연결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연구과정에서 색온도와 밝기를 세분화하고, 피험자의 연령대를 다양화하는 등 실험의 변수를 달리해서 결과물을 풍성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사실 피험자 모집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인체를 대상으로 여러 조건을 만들어서 한꺼번에 실험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변수를 달리하면 피험자의 피로도가 쌓여 나중에 실험한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조건을 4가지로 단순화하고, 뇌가 미리 예측하지 못하도록 상황도 랜덤하게 구성해서 실험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조명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런 부분을 향후 연구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유아기, 사춘기, 청년기, 노년기 등 각자의 연령과 환경, 활동 등에 맞는 최적의 조명파라미터를 찾는다면 최상의 조명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이상적인 조합(색온도, 밝기, 플리커 등)을 찾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국가펀드 등을 활용해 더 연구를 진행할 생각도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연구의 결과를 임팩트가 있는 국제적인 학술지에 게재해서 해외에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정 교수는 그동안 조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학자로서 “조명은 업무나 생활공간에 맞게 설치돼야 하고, 바뀌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변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너무 밝은 조명만 선호하고, 밝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제는 시간, 장소, 생활, 소비자의 연령에 맞는 고품질의 조명을 선택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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