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양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노상양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 이후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공감대 확산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 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으며, IEA 등 국제 주요기관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시장 생태계도 기존 ‘정부주도’의 방식에서 ‘민관파트너쉽 또는 기업중심’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되는 형태로 다양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IT기업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일명 전기 먹는 하마)의 전력소비량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소비량은 `20년까지 전체 IT전력 사용량의 8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그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해 에너지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향후 소비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약 68개 회원사 중심으로 ‘RE 100’ 네트워크를 결성하였고, 이와는 별도로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내 58개사는 REBA(Renewable Energy Buyers Alliances. 재생에너지구매연합)라는 기구를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가장 공격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16년 1월 기준으로 전체 에너지소비량의 약 93%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 내 애플오피스와 스토어에 40MW의 전기를 태양광발전으로 공급했고, 싱가포르에서도 태양광발전업체와 제휴하여 800개 빌딩 옥상에 33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구글도 `10년부터 태양광, 풍력 등 17개 신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약 18억 달러를 투자하였고, ’15년부터는 태양광 설치 희망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선루프’ 프로그램을 시행 중에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풍력발전을 통한 에너지공급을 위해 약 3억달러를 투자해 풍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으며, 텍사스주에도 200MW급 풍력설비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추가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자사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려면 제품 생산과정에 소비하는 전력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등 선진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이용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동안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결과 신재생에너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설비 단가가 급격히 하락해서 이제는 “비싼”에너지가 아닌 “착한”에너지로 대접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전 세계에 작년에 설치된 신규 발전 설비의 절반 이상이 신재생에너지설비였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블룸버그 신재생에너지전망(Bloomberg New Energy Finance 2016)에 따르면 2040년에는 현재보다 풍력은 41%, 태양광은 60%나 단가가 떨어져 2020년에는 주요국가에서, 2030년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40년에는 전체 전력생산량의 60%를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확대일로에 있으나, 좀 더 속도를 내야한다.

기업은 자체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여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이용을 높여야 하고, 가정 및 공공부분도 자발적 에너지자립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사회적 합의에 의한 수용성 증대에 노력해야한다.

최근 우리정부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제도개선과 규제완화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지원시책과 의식변화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고, ICT와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서 산업 고용효과를 거둔다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체계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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