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세계경제 지도자들은 브렉시트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세계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위협요인들과 싸우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임을 다짐했다.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중국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장관급 회의다.

데이비드 립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24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브렉시트를 어떻게 접근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영국은 유럽연합(EU)과 새로운 규정을 놓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호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립튼 총재는 “(브렉시트 협상 과정의) 불확실한 기간을 줄여야 한다. 불확실한 기간에는 사람들은 소비와 투자를 하지 않고 뒤로 미룬다. 새로운 규정이 형태를 드러날 때까지 기다린다. 협상과정을 잘 진행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G20 회의에 처음 참석한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은 물론 필요하다면 재정정책까지 동원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브렉시트 충격에 대응하는 새 경기부양책을 올가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해먼드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영란은행(BoE)이 자신들의 권한 범위 안에서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올 가을 예산안을 공개할 때 재정 정책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해먼드 장관의 이날 발언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경제 동향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가 발표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지난 22일 발표된 7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전월 52.4에서 47.7로 떨어졌다. 이 지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아우르는 업황 지표다. 7월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7월 하락폭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해먼드 장관은 “PMI 지수 급락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따른 불확실성 탓이다. PMI 지수는 감성 수치다. 실물경제 측정을 통해 나온 게 아니다. 그들은 믿지를 못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기다.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한 조속히 신뢰를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긴축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이날 해먼드 장관의 발언은 정부 재정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으로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24일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려면 통화정책만으로는 불충하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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