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차 230만호 구축사업 입찰시작...내년 상반기 완료계획

에너지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는 2차 AMI구축사업이 본격화 된다.

한전은 내년상반기까지 230만호에 AMI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자재 구매 입찰을 실시했다. 2차 AMI 구축계획을 보면 고객호수는 총 230만호이며 가공 195만호는 국산 PLC통신방식을 적용하며, 지중 20만 6000호와 농어촌 9만호는 HPGP, WI-SUN, ZigBee 통신 방식이 적용된다. 또 험로지역 등 5만호는 무선 LTE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우선 국산 PLC 통신방식의 AMI구축 사업에 대한 입찰공고를 실시했으며, 신규 통신방식에 대해서는 기술적 검토를 거쳐 8월말까지 입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국산PLC방식은 자재비(502억원), 설치공사비(387억원)를 포함해 총 890억원 가량 되며, 신규통신방식은 자재비 설치비 포함해 200억원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26만호로 가장 많고, 경기가 25만 8000호로 뒤를 이었으며, 전국적으로 13만호에서 20만호 전후로 결정됐다. <표 참조>

사업추진 일정을 보면 가공지역 국산PLC통신방식은 9월까지 계약자를 선정한 후 10월부터 시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사업을 마무리 한다. 신규통신방식은 10월까지 계약자를 선정한 후 11월부터 납품 및 설치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AMI보급사업은 지난 2010년 시범사업으로 50만호를 구축한 후 2013년 시작된 1차 사업에서 200만호 구축 사업을 벌여 2015년 9월 구축을 완료했다. 1차사업과 달리 2차사업에서 구축되는 AMI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다.

S/W 기능을 보면 누락된 검침 데이터를 재 검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등 검침성능을 높여 LP(시간별 사용량)데이터 수집 완성도를 개선했다. 또 기존의 원격검침 데이터인 전력사용량(월별, 시간별)과 최대수요전력 뿐만 아니라 고조파, 위상, 역률 등 고객의 전력품질 관리서비스가 가능해졌다. H/W 분야는 CPU 및 메모리 성능을 향상시켜 기기운영의 안정성을 개선했다.

옥외설치환경을 고려해 낙뢰보호, 방수성능 등을 개선했으며, IoT 통신모듈 등 향후 기능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AMI 보급시 우려됐던 정보보안기능을 높였다. 서버와 DCU구간 암호모듈을 적용했으며, 원격접속 패스워드를 주기적으로 변경 및 관리가 가능토록 기능을 추가했다. 또 유지 보수 기능을 강화해 원격에서 AMI통신망에 대한 모니터링 및 장애인지가 가능토록해 통신성공률 및 가동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산 PLC뿐 아니라 다양한 신규 통신방식 적용

한전은 2차 AMI 구축사업을 시작하며 가공고객 195만호에 대해서는 국산PLC통신방식을 적용하지만, 지중 및 농어촌은 신규 통신방식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어서 이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중·농어촌 지역에 적용되는 신규통신방식을 보면 HPGP ( HomePlug Green Phy)는 IEEE 1901표준을 기반으로 하며 미국 퀄컴사가 주도하는 HomePlug Alliance의 광대역 PLC기술로서 최대속도가 10Mbps다. 국산 KS광대역 PLC(24Mbps)에 비해 저속이나 수신감도가 높아 신호손실과 노이즈가 많은 지중구간에 적합한 PLC기술로 평가된다. Wi-SUN( Wireless Smart Utility Network) 방식은 IEEE 802.15.4g표준에 기반한 기술이다. 900MHz대역을 활용한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이다. 2011년 설립된 Wi-SUN Alliance에서 표준규격 및 인증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동경전력의 AMI구축계획에 따르면 동경전력 AMI통신망의 전체 70%에 사용되는 기술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IoT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900MHz 대역의 전파출력기준을 기존 10mW에서 200mW로 높이는 기술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 함에따라 Wi-SUN의 통신품질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Zigbee 통신기술은 IEEE 802.15.4 표준에 기반한 근거리무선통신 기술로서 2.4GHz 대역을 사용한다. 2000년대 초부터 센서네트워크 등의 어플리케이션에 널리 사용돼 왔으며 Zigbee Alliance 주도하에 기기간 호환성 및 인증체계가 확립됨에 따라 관련 시장이 활성화 되어있다. 안정성도 검증된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2.4GHz대역을 함께 사용하는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술들과의 상호간섭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LTE ( Long Term Evolution) 기술은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서 AMI분야에 활용될 경우 각 지역본부 검침서버에서 고객수용가까지 1:1 직접통신이 가능하므로 설치 및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 전력사 입장에서는 초기투자비용이 적은 대신 월 단위로 통신사에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흐름면 경제성이 떨어질수 있다. 도로, 산간지역 등과 통신 음영지역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AMI가 본격 도입되면 활용은?

AMI는 고객의 수요반응(Demand Response) 유도를 통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전 관계자는 “고객의 시간별 전력사용량 추이(Load Profile) 등 AMI 검침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 월 예상 전기료, 누진제 경보, 전기료 절감방안 수립 등 고객맞춤형 전력사용 컨설팅 서비스 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간대별 차등요금제(Time-of-Use 요금제)가 도입되면 고객에게 발전단가가 비싼 피크시간대 대신 좀 더 저렴한 off-peak 시간대에 전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정확한 수요예측(Load Estimation)을 통해 발전소 건설 및 운영 계획을 효율화 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AMI를 도입한 고객호수가 늘어날수록 고객 특성별 전력사용량 분석을 통해 수요예측이 더 정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이 정확할수록 발전소 운전계획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으며, 이를통해 전체적인 발전단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절약된 재원으로 궁극적으로는 노후 전력설비 확충을 통한 무정전 전기공급 및 전기요금 인하 등도 가능해 진다.

또 AMI 구축을 통해 확보한 전력분야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해 진다. 고객별, 시간별 전기사용량 정보가 장기간 누적됨으로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산업 창출이 가능하다. 정부도 에너지신사업을 활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AMI를 통해 구축한 빅데이트를 민간에 공개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 활용의 예를 보면 미국의 전력수요관리 회사인 에너녹(EnerNoc)의 경우 고객의 전일 LP데이터를 매일 오전 고객에게 제공하며, 동종업계 사용자들의 전력사용 패턴 및 전기요금 등과의 비교분석 정보를 제공해 고객이 능동적으로 수요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 가족구성별, 연령별 전기사용과 관련한 통계데이터 수집이 가능함에 따라 전력외 분야에서도 정책을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수요관리(Load Management) 시장도 활성화 된다. AMI빅데이터를 수요관리 사업자에 제한적으로 개방할 경우 체계적인 수요관리 사업이 가능해지는 만큼 관련산업이 자연스레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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