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 철도시설공단 기술본부장
김상태 철도시설공단 기술본부장

전기철도 고속화는 단순히 차량 성능 향상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전차선로의 열차운행속도향상과 함께 체계화(Systemize)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차량이나 노반, 궤도, 신호시스템이 최고속도에 적합하다 하여도 전차선로의 속도향상이 없으면 열차는 속도를 증속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전기차량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과 이동하는 전기차량의 집전장치(팬터그래프)간의 접촉에 의해 대용량의 전기를 받아야 하는 메카니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즉 전차선은 일정한 압상력을 가진 팬터그래프가 전차선과 접촉해 운행함에 따라 전선에 파동이 생기는데 이 파동이 진행되는 속도를 파동전파속도(Wave propagation speed)라 하며 집전장치보다 앞서서 진행되며, 파동전파속도는 전차선 무게를 줄이고 장력을 팽팽하게 하면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열차운행속도가 파동전파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전차선 비틀림 등 변형이 발생되어 집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팬터그래프와 전차선이 밀착되지 않아 아크를 동반하게 됨에 따라 열차에 원활한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철도 국제기준에도 열차의 최고운행속도는 파동전파속도의 70%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열차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전차선의 파동전파속도를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동전파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전선의 질량(ρ)을 가볍게 하거나 전차선 장력(T)을 높여 팽팽하게 해야 하는데, 전차선의 부하전류와 허용용량을 감안할 때 기존 규격의 전차선으로는 전선의 굵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어 합금전차선을 적용해 상승되는 가선장력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파동전파속도가 증가되도록 했다.

또 전선류는 온도변화에 의해 늘어난 길이가 다르다. 이 때문에 외기온도가 상승하면 전차선이 늘어나 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전차선의 처짐이 발생 된다. 이 때문에 전차선의 장력을 일정한 크기로 유지시키기 위해 자동장력조정장치(tensioning device)를 설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속철도구간에서는 온도의 급변 등에도 전차선과 조가선의 처짐을 일정하게 유지해 전차선의 고속집전특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력추를 이용한 개별식 자동장력조정장치를 적용했다. 전기철도 핵심기술의 하나인 전차선로 시스템은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했고 일부 범용자재에 한해 국산화가 이뤄지는 등 체계적인 기술개발 및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기술 종속이 심한 분야였으나, 경부고속철도 건설시 이전된 기술 등을 활용해 호남고속철도에 적용되는 350㎞/h급 국산기술개발을 필두로 현재는 모든 속도대역별로 국산화는 물론, 속도대역별 특성화된 설계 및 시공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러한 속도대역별로 다양한 전차선로 시스템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주도적인 역할로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철도건설사업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사업비 절감, 수입대체를 통한 외화절감 및 지속가능한 국내기술력 확보와 국제시장에서의 철도경쟁력을 향상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한국 전기철도의 발전방향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로 전기철도 설비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국제적인 철도 건설시장의 수주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제기준에 적합한 전차선로의 규격화와 설계기준의 표준화 및 국내 생산기반의 안정적인 유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전기철도 분야의 설계, 시공, 사업관리 전문인력의 양성과 철도 선진국과 관련 분야별 국제적 기술교류 활성화로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배양해 향후 시베리아 횡단열차 운행 등에 대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전기철도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아갈 것이다.

김상태 철도시설공단 기술본부장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