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최대 이끈 국산풍력 대표주자
세계서도 통하는 '글로벌 플레이어' 될 것"

유니슨은 국내에 몇 안 남은 풍력터빈 제조기업 중 하나다. 1999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풍력시장에 진출해 국내 최초(영덕풍력)와 최대(강원풍력)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2004년 750kW급, 2007년 2MW급, 2015년에는 2.3MW급 풍력발전기를 출시했고,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해외 수출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유니슨을 이끌고 있는 류지윤 사장은 17년 전 엔지니어로 회사에 입사해 연구소장을 거쳐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유니슨이 처음 출시한 750kW급 풍력발전기부터 가장 최근 시장에 내놓은 2.3MW급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때는 국내에 풍력에 대한 전력가격이 따로 없었을 때죠. 해외 사례를 조사해서 보고서를 만들고 정부에 신재생에너지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건의를 많이 했어요.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생기기까지 일 년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으니까요.”

없는 시장을 만들어가며 사업을 시작한 만큼 애착도 크다. 그는 ‘사람 류지윤’으로서의 꿈과 ‘사장 류지윤’으로서의 꿈이 같다. 바로 유니슨이 풍력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가야할 길이 많은 만큼 해야할 일도 많다.

“지난해 유니슨은 국내 제조사 중 가장 많은 풍력발전기를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국내 전체 설치량이 220MW였는데 그 중 58MW를 공급했으니까요. 올해는 저풍속발전기 모델 ‘U113(2.3MW)’ 9기가 하반기부터 경주에 꽂힐 예정입니다. 1단계보다 규모가 더 큰 영광백수풍력 2단계 사업도 시작될 거고요. ‘U113’은 효율을 향상시킨 후속모델을 개발 중인데 내년 3월까지 형식인증을 받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어요.”

‘U113’의 후속모델인 ‘U120’은 블레이드 길이를 키워 저풍속에도 발전량을 10% 가량 더 낼 수 있도록 개발 중인 제품이다. ‘U120’이 출시되면 국내보다 풍황자원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도 충분히 사업이 가능하다. 류 사장은 태국, 인도, 베트남 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밖에도 2019년 시장 출시를 목표로 4MW급 풍력터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류 사장은 국내 풍력시장 여건이 과거보다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고 말한다. 여전히 작긴 하지만 설치량이 늘었고 규제도 제법 완화됐다. 그래도 걸림돌은 여전하다.

우선 해외 메이저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시장은 작아요. 거기서 외산 기자재와 경쟁을 해야하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능만 놓고 보면 유니슨의 풍력발전기는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수천대 이상 판매된 해외 제품의 경우 그간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우리 제품이 더 경쟁력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민간에서 추진되는 사업은 해외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업역이 오래된 만큼 안정적일 거란 생각 때문이다. 류 사장은 국산 선호도를 높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외산과 국산에 공급인증서 가중치(REC)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겠죠. 꼭 이 방법이 아니라도 정책적으로 국산 기자재를 사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면 국내 풍력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일반 사업자들 사이에 외산 선호도가 있긴 하지만 경제적 편익이 있으면 국산 제품을 쓸 거고, 그렇게 되면 내수시장이 인큐베이팅 역할을 제대로 할 겁니다.”

유니슨은 국내외에서 302MW 규모의 설치실적을 갖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7개 국가에 40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재 한전과 동반 해외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발전공기업과는 베트남, 칠레 등지에서 구체적인 사업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시장이 커졌다고 해도 해외에서 활로를 찾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시장은 작기 때문에 한 개 기업이 모두 차지한다고 해도 부족합니다. 해외로 가야죠. 해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개발과 터빈공급, EPC, 금융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자본을 앞세워 저가 터빈을 가지고 시장에 나오고,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들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서 수출을 지원합니다. 국내 터빈을 동남아 지역에 공급한다고 할 때, 국내에서 금융을 지원하는 수출모델이 만들어진다면 해외진출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어요.”

류 사장은 “현재 동남아, 남미, 중동 지역에서 검토 중인 사업 중 적어도 한 개 이상은 올해 하반기에 확정지어 추진할 계획”이라며 “많은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했고 풍력사업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딛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국내 기업이 국산기자재로 만들어나가는 성공스토리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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