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나열식 컨셉 탈피, 조명트렌드 제시할 수 있어야

24일 오후. 사람이 가장 붐비는 시간에도 LED엑스포를 찾는 참관객이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24일 오후. 사람이 가장 붐비는 시간에도 LED엑스포를 찾는 참관객이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LED조명 전시회라던데 이곳이 맞나요? 눈부신 조명만 켜져 있을 뿐 기억에 남는 것도, 볼만한 구경거리도 없는 것 같네요.”

안양에서 ‘LED & OLED EXPO 2016’을 참관하기 위해 찾은 이모(46)씨는 전시장에 들어온 지 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퇴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LED & OLED EXPO 2016’이 참관객은 물론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에게도 아쉬움을 남긴 채 폐막했다.

주최 측은 참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기존 3일간 진행하던 행사를 토요일까지 포함시켜 4일로 연장하며 흥행 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전시회 첫날인 22일은 물론 주말인 25일까지 관람객 수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화성에서 온 정모(56)씨는 “국내 최대 조명 전시회라는 말을 듣고 먼 곳까지 찾아왔는데 아는 업체도 없고 생각보다 볼만한 것이 부족했다”며 “전시회를 여러 번 다녀봤지만 이렇게 휑했던 적은 손에 꼽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서모(36)씨도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해 LED조명에 관심이 많아 휴가 중에 찾아왔는데 관람객들을 위한 전시회라기보다 업체 관계자를 위한 전시회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참가업체의 한 관계자는 “3년째 LED엑스포에 참가하고 있는데 매년 관람객 수와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확연하게 보인다”며 “올해 전시회가 끝나면 회사 담당자들과 내년 엑스포 참가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해 봐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번 LED엑스포는 참가업체와 참관객 모두의 공통된 의견처럼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것을 제외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실패했다.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대형 기업의 부재와 기존 제품을 나열하는 식의 전시회 콘텐츠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시회를 찾은 업계 관계자는 “필립스와 오스람 같은 글로벌 조명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과 조달 상위 업체마저 빠져있어 볼만한게 없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행사나 콘텐츠 없이 회사의 기존 제품군을 들고 나와 전시하는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업계는 지속적인 흥행 실패를 털어내기 위해 부스 자체를 회사 제품 컨셉과 연결시켜 꾸미고, 전시회장에서 제품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원체계를 확보하는 등 새로운 자극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해외 전시회에서는 부스 자체를 IoT와 연관시켜 참관객이 미래 조명 트렌드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까지 이어진다.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유양엘앤디는 LED조명 기술을 이용한 ‘Y스마트팜’의 실제 세트를 들고 나와 많은 참관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점을 부각시킬 경우 호응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다.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대표는 “매년 지적돼 온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 조명전시회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참관객들의 관심 영역과 조명 트렌드를 분석해 전시회를 꾸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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