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 상계백병원 박사
김철 상계백병원 박사

브라질 올림픽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의 최대 감염국이라 올림픽이 열리기도 전에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카(Zika)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의 ‘지카숲’에서 사는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동일 지역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에서 같은 바이러스가 분리되었으며 1952년 아프리카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인간 감염이 처음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인간 감염은 주로 감염된 ‘이집트숲모기’에 물려서 생기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서식 모기들 중 약 3%에 해당하는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마냥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백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였고 국내감염자는 현재까지 5명이 보고되었는데 이중 한 사람은 브라질, 세 사람은 필리핀, 남은 한 사람은 베트남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었기에 동남아시아 방문이 잦은 우리 국민 역시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발생국가에서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귀국 후 성접촉, 산모에서 태아로의 수직감염, 수혈을 통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 국가적인 경계와 대비가 필요합니다.

모기에 물린 후 증상 발생까지의 잠복기는 2~14일이며 특징적인 증상으로 발열, 붉게 돋아나는 피부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이 1주 정도 나타나다가 없어집니다. 즉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으며 약 80%는 아예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사실 더 위험한 것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에게서 출생된 신생아에서 소두증(전 세계적으로 240례 발생)이 생기거나 사산아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며, 일부 성인 감염자에서 전신 말초신경이 마비되는 길랭-바레증후군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지카 바이러스 관리지침에 따르면, 일단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가(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참조) 방문을 자제해야 하며, 일단 발생국가를 방문한 경우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귀국 후 1개월 내에는 헌혈을 금지해야 하고 감염 의심자 또는 발생국가 방문 및 거주자와 성접촉을 한 경우에도 1개월간 헌혈을 금지해야 합니다. 가임 여성이 발생국가를 방문한 경우에는 귀국 후 최소 2개월간은 임신을 피해야 합니다.

방문자의 배우자가 임신 중인 경우에는 출산할 때까지 그리고 배우자가 임신 중이 아닌 경우에도 귀국 후 2개월간은 성접촉을 자제하거나 콘돔을 사용해야 합니다.

일상생활로는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으므로 감염자를 격리시킬 필요는 없으나, 발생국가로부터 귀국 후 2주 내에 앞서 언급한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며 감염 의심 증상이 없더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발생국가 방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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