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교문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부장
채교문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부장

소비자 인터넷(Consumer Internet)의 등장은 지난 20년간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을 통해 30억명이 넘는 개인들을 연결시켰다. 그렇다면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시대는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업계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의 등장으로 향후 5년간 500억개의 기기와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등장을 두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세상의 전조로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의 실제 모습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잔학무도한 로봇보다는 ‘몇 번 도로의 지하 수도 배관에 물이 새고 있다’고 알려주는 센서가 부착된 파이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이란 결국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 간의 데이터 공유에 관한 것이다. 냉장고, 에어컨부터 자동차, 변압기, 비행기, 엔진, 모터, 배관, 보안카메라 등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상 가동’, ‘수리 요망’ 등 사물의 상태를 공유할 수 있으며, ‘현재 빌딩 내 아무도 없음’과 같이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도 있다. 이 데이터는 제어기기, 소프트웨어 또는 사람에게로 전달돼 즉각적인 조치로 이어지거나, 나아가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초기 모델은 회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었다. 회사 자산(asset)을 추적해, 이를 유지하고 성능을 최적화함으로써 운영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가 중점이었다. 마침내 오늘날의 기업은 사물인터넷의 기술적 기반을 더 강력하고 값싸게 만들어준 동인을 통해, 자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모든 자산에 대해 포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곧 생산 과정에 필요한 모든 기계와 공급 체인 기기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지 혹은 수리가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가동시간, 생산성, 그리고 수익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사무실 미팅룸의 센서를 예로 살펴보자. 미팅룸에 부착된 센서는 사무실의 사용 여부를 파악하고, 빌딩관리시스템(BMS)에 조명 및 냉난방 시스템의 on/off 여부를 전달해 빌딩 에너지를 대폭 절약한다. 또한 사물인터넷을 날씨 정보와 연결해, 날씨에 맞춰 업무 환경을 미리 준비하고 조정할 수도 있다. 전세계적인 차원으로 본다면, 사물인터넷은 에너지 관리자가 빌딩 포트폴리오를 파악해 실시간 및 누적 데이터에 접근하고,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 효율 방법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사물인터넷의 적용을 통해 절약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사물인터넷에 근거해 제조회사는 더욱 효율적으로 공정을 운영할 수 있고,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신입 직원을 효과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다. 또 운송회사는 배송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상업 용지 및 시설을 소유한 사람들은 입주자의 편의를 최대화하는 동시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은 사물인터넷 활용의 좋은 시작점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은 효율성 증진 그 이상의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애플의 iOS 플랫폼과 앱스토어가 전세계의 앱 발전과 혁신에 불을 당겼듯, 사물인터넷 붐은 산업인터넷의 무궁한 가능성을 이끌 것이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등장은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및 에코시스템의 발전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서 서비스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선 ‘사물’ 그 자체에 대한 판매보다는, 그것이 가진 연결성으로부터 발생되는 가치나 결과를 판매하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시대로의 흐름은 우리가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귀중한 자원을 다루는 방법과 사업 운영 방식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불러올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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