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교수 (고려대학교)
장길수 교수 (고려대학교)

정부와 한전이 추진 중인 에너지 신산업 중의 하나인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민간 발전사업자가 신재생 발전설비를 이용해 도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가파도와 가사도 등에서 해당 사업을 진행했는데 평균 부하가 95kW 수준인 가사도는 부하 100%를 공급하기 위해 풍력 발전 400kW, 태양광 발전 314kW, 배터리 3MWh 설비가 사용되었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은 디젤 발전 유지비를 줄이고 친환경 발전 설비 보급에 따른 온실 가스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한전은 가사도 사례를 국내 도서 전력계통에 적용하고,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별도의 조인트 벤처 회사를 설립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서 지역 디젤 발전에 대한 유지비 지원액과 신재생에너지원 운영에 따른 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기반으로 해당 사업의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신재생에너지원의 높은 전력 공급 비용과 변동 출력 특성으로 인해 요구되는 고비용 에너지저장장치 등은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 유가의 하락으로 경제성은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규모가 작은 도서 전력계통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원의 운전에 따른 전력 품질 문제가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의 주민 수용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디젤 발전을 대체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큰 규모의 풍력 발전기를 사용할 경우 해당 풍력 발전기의 기동 정지가 반복될 때 작은 도서 전력계통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큰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디젤 발전을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원과 병행하여 운영하는 것이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율을 늘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민간 사업자가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고 도서 지역 전력계통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기술적 해답 마련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도서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출격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원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제어 가능한 디젤 발전을 활용하는 것이 에너지저장장치 보다 경제적 기술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면, 디젤 발전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최대한 대체하겠다는 목표 보다 도서 전력계통에서의 신재생에너지원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디젤 발전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경 문제를 고려하여 도서 지역 디젤 발전의 연료를 친환경 연료 등으로 대체하는 클린 디젤 발전의 활용도 고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섬들이 밀집된 구조에는 멀티터미널 전압형 HVDC 기술을 활용하여 육지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하여 몇 개의 섬에 인버터를 설치하여 전력을 공급하고 각 섬에는 신재생에너지원을 최대한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신재생에너지원의 출력 변동 특성은 전압형 HVDC의 제어에 의해 보상하고 필요한 경우 역송도 가능하므로 신재생에너지원의 수용률 향상과 에너지 활용 측면에서 큰 개선이 가능하다. 상용 운전 중인 중국 Zhoushan의 200kV bi-pole 1GW 규모 5-터미널 전압형 HVDC 등으로 그 유용성이 입증되고 있으므로 전압형 HVDC 기술을 활용하여 디젤 발전을 완전히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의 완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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