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개 자격증 취득...다양한 분야 진출 기반 마련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위주 교육…취업 지원도 활발

지난 1928년 강릉 공립 농업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강릉중앙고등학교(교장 이상복.사진)는 8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술인력들을 육성해 온 인재양성의 요람이다. 지난 2011년 강릉농공고등학교에서 중앙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직업교육 특성화고교‧창의경영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총 2만278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중앙고는 올해 학년 별 총 8개 학과를 운영하며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중앙고는 조경과, 컴퓨터응용기계과, 기계과, 전자기계과, 전기과, 전자과, 정보통신과, 토목과 등 8개 학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전기과와 전자기계과는 각 2학급으로 총 10개 학급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앙고 전자과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앙고는 ▲도덕인(바른 마음과 행동으로 남을 배려하는 학생) ▲창의인(슬기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학생) ▲기술인(소질과 적성에 맞는 전문기술을 공부하는 학생) ▲국제인(열린 마음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학생) ▲건강인(즐겁게 생활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 등 5가지 가치를 두고 몸과 마음이 건전한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전력산업계의 요구에 발맞춤하는 한편 고등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키운다는 것.

특히 중앙고 전기과는 강원도 지역 내 기술인력을 다수 배출, 특성화고 가운데 이름이 잘 알려졌다. 전기과는 최근 ▲300% 자격증 취득 달성 ▲산학맞춤형 인력양성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00% 자격증 취득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중앙고 전기과는 해마다 300%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특성화 고등학교 가운데서도 한 사람 당 3개 가까이 자격증을 획득한 곳은 많지 않다는 게 중앙고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한 학생이 총 6개의 자격증을 따는 등 교내 자격증 획득 열풍이 남다르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전기과와 가장 관련이 깊은 전기 기능사와 승강기 기능사는 물론 전자기기 분야 자격증과 함께 전산응용, 건축캐드, 생산자동화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까지 취득토록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설계와 자동화,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컴퓨터활용능력 등 정보화 자격증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며 중간 중간 비는 기간을 이용해 방과 후 활동을 실시, 학교가 준비한 커리큘럼만 잘 따라가도 고등학교 재학 중 3개 이상의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지난해에는 강릉시에서 1100만원 보조금을 지원받아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을 도왔다면 올해는 학교 자체 예산으로 4600만원을 투입해 교육경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올해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병무청 등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산학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 처음 선정돼 총 11명의 학생이 이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매칭된 업체에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며 34개월간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올해 중 전기제어반을 신설, 교육받기를 희망하는 학생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를 매칭시켜서 취업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아직 업체들과 협약을 추진하는 단계까지 사업을 진행했으며 6월 중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기제어반에 신청한 학생들은 취업활동을 통해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6월부터 120시간의 교육을 이수, 오는 8월부터 연계된 업체에서 훈련을 받게 된다.

◆동아리 활동 등 통해 공부에 재미붙이는 면학 분위기 조성=중앙고는 최근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학습에 재미를 붙이는 방안도 도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최근 개설한 3D프린팅반이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최근 산업계에서 유행하는 3D 프린터를 지난해 구입, 학생들이 설계부터 시작해서 직접 3D 프린터를 조작하는 등 설비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있다.

3D 프린팅반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한 해 60시간 정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메인보드 하나를 통해 쉽게 다양한 제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아두이노 반도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친한친구'라는 뜻의 아두이노는 이름처럼 친밀하고 쉽게 전자기기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제어시스템을 구축하는 제품이다.

단순히 조명에 불을 들어오게 하는 것부터 블루투스 등 다양한 제품 연계까지 가능하다.

3D 프린팅 동아리반과 함께 아두이노 반을 운영하면서 3D 프린터로 기본 바디를 만들고 아두이노를 그 안에 넣어서 운영하는 등 학생들이 배운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게끔 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이를 통해 신입생들이 전자기기 등에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중앙고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공기관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간자율학습 공간과 각종 동영상 강의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매일 한국사, 물리 등 강의를 밤 10시까지 들을 수 있다. 결과도 해마다 나오고 있다.

LH나 한전, 조폐공사 등 공공기관 합격자가 해마다 꾸준히 나오면서 학생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동기부여까지 제공하고 있다.

박경환 중앙고 전기과 부장은 “2013년부터 방과 후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참가율이 50%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격증 취득이나 공기업 입사 등 성과가 해마다 나오면서 지금은 1학년의 경우 100% 가깝게 출석하는 등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학교가 똑바로 가르치지 않으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 진출 기회를 열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동성에서 전기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김용현, 김근호, 김영준, 최진호 군(왼쪽부터)이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올해부터 동성에서 전기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김용현, 김근호, 김영준, 최진호 군(왼쪽부터)이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역인재가 꽃피는 기업 ‘동성’

지난 1980년 설립돼 36년이란 긴 시간 동안 강릉지역의 전기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 온 동성(대표 김장수)은 올해 중앙고등학교와 연계해 졸업생 4명을 채용했다. 지역인재를 채용함으로써 강릉시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길을 넓히는 한편 전력산업계에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겠다는 복안에서다.

올해부터 동성에서 전기공사 기술자의 길을 걷고 있는 김용현, 김근호, 김영준, 최진호 군은 중앙고 전기과 교사들도 인정하는 공부벌레다. 신입생 때 첫 도입된 방과 후 활동에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는 것.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 자격증 3개씩은 취득했을 뿐 아니라 최진호 군은 전기 기능사, 승강기 기능사, 생산자동화에 전자기기까지 총 4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이들이 함께 일해서 가장 좋은 점은 나이차가 적지 않은 기술자들이 대다수인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아버지뻘 기술자들이 대부분인데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회사생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서는 공통적으로 “현장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업체들이 여러 자격증을 선호한 학생을 채용코자 한다는 팁도 전했다.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또 학생들이 취업 진로를 선택하며 폭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압‧외선 등 전기공사의 다양한 분야의 공부도 계속함으로써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동성의 한 관계자는 “젊은 친구들의 노력이 대단하다”며 “현장에서도 빨리 일을 배우고 잘한다는 칭찬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상복 강릉중앙고등학교 교장
이상복 강릉중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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