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형 펀드로 설계, 운용사 7월 중 선정
에너지신산업 확산 마중물 역할 기대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19일 서울 벨레상스호텔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전력신산업 펀드 조성 및 운영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19일 서울 벨레상스호텔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전력신산업 펀드 조성 및 운영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전이 주도하는 2조원 규모 ‘전력신산업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주형환)와 한국전력(사장 조환익)은 19일 서울 벨레상스 호텔에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전력신산업 펀드 조성 및 운영 활성화 컨퍼런스’를 열고 펀드 기본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펀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전력신산업 펀드는 상위펀드와 하위펀드로 구성되는 모자형(母子型) 구조로 설계됐다. 상위펀드가 하위펀드에 출자하고, 실제 투자는 하위펀드가 집행하는 방식이다.

상위펀드는 올해 10월까지 1조원 규모로 결성해 내년까지 총 2조원이 조성된다. 하위펀드는 투자방식에 따라 엔젤투자펀드, 벤처투자펀드, 지분투자펀드 등을 구성해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대학생 벤처동아리, 창업기업,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 등으로 타 분야라도 전력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들도 투자 대상이 된다.투자대상을 발굴하고 투자를 성공시키는 중책을 맡을 운용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전 측은 “딜 경험이 풍부하고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한 운용사를 7월까지 선정할 계획”이라며 “자산운용사를 선정할 때는 딜 경험, 투자대상 확보상태, 투자전략, 신산업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는 필드경험이 풍부한 전력공기업과 투자, 자산운용 능력이 있는 금융권의 전문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관리된다. 한전은 상위펀드 운용에 참여해 자산운용사와 긴밀히 협의하며 각자의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전, 발전공기업, 민간기업, 금융권이 참여하는 투자자문위원회도 운영된다.

김시호 한전 부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세계적 흐름인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전력신산업 펀드가 기술개발과 체계적 연구, 혁신적 사업에 대한 지원 등 에너지신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펀드 활성화, 발전을 다양한 제안의 목소리도 오고 갔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에너지신산업 확산을 위한 펀드 역할과 투자전략’을 주제의 기조발표에서 ▲신기후체제 출범에 대응한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요구 ▲온실가스 감축의 실질적 대안으로 에너지 신산업 주목 ▲중장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에서 적극적 참여 주저 등 3가지 요소가 에너지신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거·전력·수송·산업 등 다수 산업이 융합되는 에너지신산업의 특성 상 중소규모의 전문 기술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쉽고, 기업 단위의 소규모 펀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력신산업 펀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한 현행 에너지사업 펀드는 친환경에 대한 수요나 고객중심서비스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며 “빅데이터, IoT 등 최신 IT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산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전력신산업 펀드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중앙집중형 사업보다는 전체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고, 상호협력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에너지신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펀드 운용 사례의 무분별한 답습이 아닌 체계적인 도구를 통한 벤치마킹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동준 산일전기 전무는 기업의 입장에서 전력신산업 펀드 운용을 제안했다.

그는 “전력신산업 특성상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투자비가 높은 분야에는 참여가 어렵다”며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사업이 중심이 되는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투자금의 규모만큼 중요한 것이 투자 타이밍”이라며 “신속하고 합리적인 평가로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평가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축사에서 “오늘은 에너지신산업 역사에서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는 날이 될 것”이라며 “전력신산업 펀드가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지평을 바꾸고 해외시장을 석권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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