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비교적 재배가 쉽고 수확의 즐거움이 큰 텃밭 작물이다. 정성으로 길러 줄줄이 매달린 감자를 캘 때는 산삼을 캔 것 부럽지 않은 짜릿함이 느껴진다. 3월이 되면 감자 심기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감자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냉랭한 기후를 좋아한다. 적당한 온도는 15~20℃사이. 추위와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봄에 일찍 파종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한다.

감자를 심기 1~2주 전에는 밭을 일구고 두둑을 만든다. 두둑 간의 간격은 100㎝, 두둑의 높이는 30㎝ 정도면 된다. 두둑의 바닥 너비는 40~70㎝ 정도로 만든다. 장마에 대비해 물 빠짐이 잘되는 구조로 고랑을 만들어야 하며 두둑의 높이가 조금 높은 것이 좋다.

식용감자는 씨감자로 쓸 수 없다. 시중에 판매하는 씨감자를 구입하거나, 수확하고 90일 정도 지난 감자를 씨감자로 준비한다.

씨감자는 변색된 것이 없고 씨알의 크기가 일정하게 굵직한 것을 고른다. 눈에는 싹이 2~3㎜ 정도 돋아나 있는 것이 좋은 씨감자다. 이런 걸 골라 씨눈의 수가 균등하게 자른 뒤 반나절 정도 말린다. 이때 사용하는 칼은 소독을 해야 한다.

깊이는 9~12㎝ 정도 절단면이 아래로 가게 묻어야 한다. 새로운 감자는 씨감자 위에서 생겨 자라기 때문에 너무 얕게 심으면 감자가 땅 위에 노출돼 파랗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깊게 심으면 싹이 돋아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감자를 수확할 때 깊이 파야해 힘들다.

3월 말에 파종한 감자는 보통 20일 정도 지나면 싹이 올라온다. 늦게 나오는 싹은 30일이 지나야 올라오기도 한다.

파종 후 1개월이 되면 거의 모든 감자가 싹을 땅 위로 내민다. 이때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기 시작한다. 2개월이 지나면 꽃을 피우는 것도 보인다.

싹이 15cm 정도 자라면 순을 따줘야 한다. 건강한 두 세개만 남기고 발육이 좋지 않은 싹은 따버린다.

6월 말이 되면 잎이 황색으로 변하고 마르기 시작한다. 드디어 감자를 수확할 시기라는 신호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밑동의 줄기 부분을 잡아 위로 똑바로 뽑아낸다. 어느 보물 부럽지 않은 감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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