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큰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산림훼손 없고 발전효율도 육상보다 높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김천구미역까지 약 한 시간 20분, 김천구미역에서 다시 차를 타고 40분쯤 들어가면 도착하는 오태·지평 저수지.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이곳은 수상태양광 산업의 랜드마크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수상태양광 발전단지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10월 LG CNS가 각각 3MW 규모로 구축한 상주 수상태양광발전소다.

수상태양광 사업은 저수지나 댐 수면 위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산림훼손이 없고 발전효율도 육상 태양광보다 높아 각광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세계적으로 설치 사례가 미미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내 사업현장을 견학하고 싶다는 요청이 빈번하다. 최근 상주 수상태양광발전소에도 수라삭 스리삭 태국 에너지부 차관 일행이 다녀갔다.

상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 LG CNS는 국내 SI사업자 중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태안발전소(14MW), 한수원 영광태양광발전소(10MW), 불가리아(21.3MW), 일본 히로시마(33MW) 등 2007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총 170MW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 모내기를 하지 않은 빈 논을 차례로 지나 오태저수지에 도착했다. 자동차 시동을 끄자 사위가 조용해졌다. 간간히 울리는 새소리를 들으며 저수지 앞에 서니 멀리 수면 일부를 덮은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눈에 들어온다.

오태저수지는 135만m² 면적의 2.2%인 3만m²에 태양광 모듈 3MW가 설치돼 있다. 지평저수지에도 61만m² 중 약 5%인 3만m² 수면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이 건설됐다.

두 곳을 합친 상주 수상 태양광 발전소는 전체 설치 면적이 6만4000m²(약 1만9000평)로 축구장 10배 크기다. 매년 8600MWh의 전기를 생산해 24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매년 3600여t 가량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도 기대된다.

이날 기온은 20℃.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맑은 날이었다.

현장에 동행한 LG CNS 태양광사업팀 직원은 스마트폰을 꺼내 오태·지평 저수지의 발전현황을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발전시간은 3시간을 가리켰다. 발전량은 9228kWh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기준 누적 발전량은 3020MWh다.

이민수 LG CNS 태양광사업팀 대리는 “발전현황은 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며 “현재 발전출력과 효율, 당일 발전량은 물론 당월과 저수지의 수위변화까지 점검할 수 있다. 인버터 효율도 실시간 감시가 가능해 이상이 있을 경우 곧장 유지보수를 하게된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스템은 초당 45m로 부는 바람에도 안정적으로 가동하도록 설계됐다. 순간 풍속은 초당 60m까지 견딘다. 수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계류장치 덕분이다.

수상태양광은 수면 아래 계류장치와 연결돼 있다. 강풍에 구조체가 떠내려가도 안 되고, 정남향을 유지하지 않아도 발전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 앵커에 선을 매달아 고정시킨다. 선박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상주 수상태양광발전단지의 계류 장치는 중력식 계류방식이에요. 중력식 계류방식은 구조물과 고정앵커 사이의 계류줄에 적당한 무게의 보조추를 달아 구조물을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수위차가 발생해도 중력 방향의 보조추에 의해 일정한 장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태양광 구조물을 고정할 수 있죠.”

오태·지평 저수지 수상 태양광 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전력선과 통신선이 필요 없는 자체전원형 무선접속반을 적용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접속반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위해 육상 전기실에서 수상까지 전력선을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구축비용도 많이 들었다. 무선접속반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며 주목받았다.

또 저수지와 같이 습도가 높은 지역에 발생할 수 있는 발전효율 저하현상(PID: Potential Induced Degradation) 을 방지하기 위해 Anti-PID 모듈과 누설 전류 감지 어댑터가 포함된 인버터를 채택했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수상태양광단지는 오태·지평저수지를 포함해 총 10여 곳이다. 국내 저수면적의 5%인 69km²를 수상 태양광 발전에 활용할 경우 최소 4170MW의 발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4기를 대체하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kW당 300만원이 넘던 사업비도 최근에는 20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상태양광 사업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다음 달까지 입찰이 진행되는 영암호 수상태양광사업(80MW)에도 20여 곳에 달하는 기업들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상 태양광 발전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포도농장에 설치된 477kW급 수상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토가 넓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수상 태양광에 대한 개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노는 땅도 많은데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수면 위까지 태양광을 설치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개발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수상태양광 분야에서 국내기업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태극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 부사장은 “상주 수상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은 국내 수상 태양광 최초 LG CNS만의 특화된 솔루션을 적용된 사례”라며 “향후 국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선진 기술을 적용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상태양광 모니터링시스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수상태양광 모니터링시스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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