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주력산업으로 육성…올해 8000억 수주 목표

두산이 납품한 서인천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두산이 납품한 서인천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가겠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취임식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신규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원 중 하나인 연료전지를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전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이 시장이 2018년 5조원, 2023년 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은 2014년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 선도업체인 퓨얼셀파워를 인수합병하면서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기반을 만들었다. 이후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클리어엣지파워까지 인수해 주택용과 건물용 연료전지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두산에서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인산형(PAFC)와 고분자전해질형(PEMFC) 두 종류다. PAFC는 440kW급으로, 중대형 건물이나 분산발전용이다. PEMFC는 0.6~10kW급으로 주택과 중소형 건물용 열병합발전시스템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제품의 특징은 친환경성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설비다. 연료를 태워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화력발전 대비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40% 이상 높다. 연소과정이 없기 때문에 이산화황과 같은 대기오염물질도 발생하지 않는다.

시공이 단순하고 용량 증설이 쉬운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설치면적도 태양광 대비 300분의 1로, 신재생에너지 중 설치면적이 가장 작다. 기후조건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풍력, 태양광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동율을 자랑한다.

두산의 주택·건물용 연료전지(PEMFC)를 설치하면 즉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한다. 인구 밀집지역이나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는 분산발전용 연료전지(PAFC)를 설치해 마을 단위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연료전지는 전해질에 따라 운전온도가 60~1000℃까지 크게 다른데, 두산이 주력으로 공급하는 PAFC는 고온 연료전지의 장점인 효율과, 저온 연료전지의 장점인 내구성을 함께 갖고 있다. 다양한 연료전기 기술 중에 가장 먼저 상용화돼 상업적으로 가장 안정적이다.

특히 50년 이상 연료전지 개발의 노하우가 있는 미국 UTC파워의 원천기술을 인수해 미국의 기술력과 한국의 제조업 노하우를 결합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연료전지 수명을 10년까지 보증하는 것도 두산 제품의 특장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후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전력공급을 할 수 있는 연료전지의 특성을 활용해 타 신재생에너지와 하이브리드 구성을 통한 친환경타운, 에너지자립섬, 스마트그리드 등의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적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매출 목표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그린에너지에 30.8MW를 공급했고,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이 추진한 연료전지사업에도 각각 5.7MW, 5MW를 납품했다. 국내외 실적을 합해 5800억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수주 목표는 8000억원이다. 지난해 실적보다 50% 이상 높은 목표지만 글로벌 시장 진입과 기존 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 상승을 견인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벌써 발전회사, 집단에너지 회사, 지자체의 친환경 사업으로 활발히 논의가 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공공기관, 에너지 회사, 대형 유통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오는 10월 전북 익산에 위치한 제2공장이 준공되면 국내 생산이 본격화돼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2공장은 연간 60MW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며, 오는 7월 건물동 완공 후 생산설비 설치와 시운전을 진행하게 된다.

두산은 이를 바탕으로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한 뒤, 친환경 분산발전 정책 확대로 커지고 있는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송배전망이 노후됐거나 전력망이 구축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분산발전 수요 조사를 거쳐 판매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공급물량이 확대되고 있는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프로젝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2016년에는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재생에너지와의 하이브리드, 친환경 발전 니즈가 큰 유럽시장도 적극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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