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서해 노을 여행, 다양한 볼거리 갖춘 강화도 제격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경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경

봄이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면서 해가 길어졌다. 석양이 지는 서쪽 바다로 떠나기에 한결 여유가 생기면서 어딘가로 떠날까 고민이 된다면 강화도를 가보는 건 어떨까.

서울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강화도는 날씨만 좋다면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볼 수 있다. 바다 너머로 슬그머니 사라지는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차분해진다. 국내에서 석양을 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강화도에 들어서자 마자 볼 수 있는 사적 제122호 초지진에서는 과거를 만날 수 있다. 해상으로 들어오는 적을 막기위해 성벽을 쌓아 올리고 대포를 설치한 요새인 초지진은 조선 효종 7년에 설치됐다. 고종 3년에는 천주교탄압을 구실로 침입한 프랑스군 극동함대가 침입했고, 4년에는 미국 아세아 함대, 12년에는 일본의 운양호가 공격한 곳이다. 당시 근대식 무기로 무장한 외국군대에 의해 초지진이 무너지고 강압적인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1973년 성곽을 보수하고 조선 당시의 대포를 설치했다.

이외에도 강화도는 문화재, 전통사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강화고인돌은 화순, 고창고인돌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형문화재 20호는 용흥궁은 강화도령(조선 25대왕 철종)이 어린시절 살았던 외가다. 철종이 왕위에 오르자 집을 보수하고 단장했고, 용흥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가상 우주를 접할 수 있는 옥토끼 우주센터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우주선을 감싼 바람이 금속으로 굳은 것처럼 보이는 옥토끼 우주센터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솟은 전망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우주박물관이 나오는데 태양계여행-우주개발의 역사-항공·로켓발전사관-화성탐사관-우주생활관-우주왕복선-국제우주정거장 ISS-달탐험존-대한민국소유주관-우주과학체험존 순서로 구성돼 있다.

옥토끼 우주센터 밖에는 거대한 공룡 모형을 숲 속에 배치한 공룡의 숲이 조성돼 있다. 옆에는 높이 10m가 넘는 로봇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아이들이 특히 즐거워한다.

강화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마니산이다. 마니산은 마리산, 머리산으로도 불린다. 마리란 머리를 뜻하기 때문에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땅의 머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산 정상에는 하늘에 제를 지내는 단이 있어 강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민족, 국토의 머리 구실을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마니산은 해발 467m로 강화도에서 가장 높고 남쪽 한라산과 북쪽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같다. 이 때문인지 전국에서 가장 기가 센 곳으로 알려져 기를 받기 위한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1953년 이후부터는 전국체전의 성화를 마니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 화로에서 점화했고, 참성단의 축조 시기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4000년이 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상으로는 고려 원종 11년(1270)과 조선 인조 17년(1639) 그리고 조선 숙종 26년(1700)에 수축, 보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니산의 규모는 작지만 암릉으로 이뤄져 산을 오르는 재미가 있고, 특히 정상에 올랐을땐 서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와 섬들은 마치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에 버금갈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마니산 중턱에는 선덕여왕 8년 희정선사가 창건한 정수사가 위치하고 있다. 완만한 경사의 숲길을 지나 108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정수사는 마니산만큼이나 매력적인 사찰이다. 마니산을 참배한 희정선사는 동쪽의 지형이 불제자가 삼매정수에 들기에 합당한 곳이라 여겨 절을 짓고 정수사라고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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