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 어른들이 놀 수 있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놀이터가 생긴다.

공연과 푸드, 패션, 포토 등 트렌디한 콘텐츠를 망라한 복합 문화예술시설 '플랫폼 창동 61'이 29일 문을 연다.

개장을 하루(28일) 앞두고 미리 가본 '플랫폼 창동 61'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형형색색의 레고블럭 같은 컨테이너들이 손님을 맞기 위해 페인트칠, 소품진열 등 마무리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3층 규모(연면적 2457㎡)인 이곳은 1층에는 주차장, 2층에는 공연장인 '레드 박스(RED BOX)'와 갤러리사진전 '포토갤러리 510', 3층에는 레스토랑과 상점, 포토와 패션, 푸드 등 3개 클래스 공간이 마련됐다. 각 컨테이너들은 서로 연결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 쉬웠다.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문공연장인 '레드박스'는 대형 컨테이너 3개를 올려 높이가 8.1m에 달하고 350~5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공연장 높이가 높고 40개 스피커를 설치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으로 관객들이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개장을 앞두고 벌써부터 '슈퍼스타 K'와 '쇼미더머니' 등 인기 음악 컴피티션 프로그램에서 대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다음달 8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되는 오픈위크 행사에서도 이하이, 도끼&더콰이엇 등이 출연하는 '라이브데이즈' 공연과 음악, 푸드, 패션이 결합한 'MFF SHOW'티켓판매도 이미 매진된 상태다.

이동연 총괄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티켓이 거의다 매진되고 반응이 좋은 상황"이라며 "올 연말까지 6월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차있고 대관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토갤러리 510' 공간에는 연예인들이 입양아를 안고 찍은 조세현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내부는 미로처럼 돼 있어 골목길을 거닐면서 아늑하게 사진을 감상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야외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가자 포토, 패션, 푸드클래스 공간이 나왔다. 각 클래스에서는 시민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사진 촬영이나 헤어, 네일, 뷰티, 워킹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30평 규모의 푸드클래스 공간에서는 창업을 하려는 셰프들이 1~2개월간 팝업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연과 전시 관람 후 식사를 할 수 있는 파스타와 아시아푸드 식당도 문을 연다.

뒤이어 찾은 '창동사운드 스튜디오', 합주실에는 한국의 3대 기타리스트 신대철씨를 만날수 있었다.

신 씨는 "창동 61 녹음실은 다른 녹음실과 다르게 공연장이 바로 옆에 있어 공연장 연주를 바로 녹음할 수 있고 드럼사운드는 공연이 없을 때 큰 홀인 '레드박스'에서 녹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장과 녹음실, 합주실, 뮤지션레지던스까지 풀세트가 구비된 국내 유일의 복합시설이라 희소성이 있다는 얘기다. 24시간 개방되는 합주실에는 드럼 1대와 키보드 5대가 있어 입주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연주와 작곡을 할 수 있다. 녹음실은 청소년 스쿨밴드나 직장인밴드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해 녹음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플랫폼 창동 61'의 성공적인 정착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한다.

창동·상계는 서울의 동북에 위치, 시내로부터 접근성이 떨어지고 홍대처럼 주변에 먹거리와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마치 섬에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란다. 불편한 교통도 문제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총괄감독은 "지하철은 창동역 1, 4호선이 지나가고 노원역은 7호선을 타고 올 수 있다. 강남에서 공연장까지 자동차를 몰고 오면 30분 밖에 안 걸린다"면서 "인천공항에서는 1시간 이내로 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KTX도 들어올 것이다. 창동 상계라고 하면 이미지가 낙후되고 외진 이미지가 강하지만 교통이 편리하다"고 반박했다.

또 2021년 완공 예정인 2만석 규모 대형공연장인 '서울아레나'가 지어질 경우 '플랫폼 창동 61'의 역할이 축소되고, 홍대에서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몰림)으로 무대를 잃어 가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이 창동에서도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괄감독은 "현재 홍대는 인디음악, 잠실공연장은 대형뮤지션이나 아이돌들이 공연하는 식으로 재편됐다"면서 "창동사운드라는 이름으로 아레나가 지어진 후에도 인디뮤지션들과 대형 보컬가수들이 모두 '창동 61'에서 공연해 음악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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